IS, SNS로 10대 포섭 ‘인터넷 지하드’ 현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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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한국인 10대 IS가담說]전세계 대상 ‘사이버 작전’

이슬람국가(IS)가 인기 액션게임인 ‘GTA’를 흉내 내 제작해 지난해 9월 배포한 IS 홍보 동영상의 한 장면. 이 동영상은 젊은이들을 겨냥해 만들었으며 영상 속 전사는 미군을 공격하면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다. 사진 출처 텔레그래프
이슬람국가(IS)가 인기 액션게임인 ‘GTA’를 흉내 내 제작해 지난해 9월 배포한 IS 홍보 동영상의 한 장면. 이 동영상은 젊은이들을 겨냥해 만들었으며 영상 속 전사는 미군을 공격하면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다. 사진 출처 텔레그래프
한국인 김모 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IS의 전방위 ‘사이버 작전’에 휘말린 10대의 사례는 드물지 않다.

IS는 알카에다와 달리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조직원을 모집하고 IS의 사상과 이슬람 교리, 투쟁전술을 전달하고 있다. 조직원들이 각지에서 접속해 실시간 질의응답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접속자 신원이 확인될 경우 즉각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대일 접촉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IS에 지원물품을 보내려 했던 무함마드 함자 칸(19)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IS의 연락책과 이스탄불에서 접선하려다 공항에서 붙잡혔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몇 달간 혼자 매우 조용히 지내면서 SNS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우리 아들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CNN에 전했다.

여기에다 SNS를 통해 시리아로 건너가 지난해 초부터 6개월간 IS의 ‘홍보모델’ 역할을 했던 오스트리아 소녀 2명은 지난해 10월 “집에 가고 싶다”며 호소했다. 또 12월엔 브라질 출신 10대가 인터넷으로 IS에 포섭돼 이 조직에 가담하려다 체포됐고 네덜란드와 영국의 10대의 경우 부모가 직접 나서 IS의 손아귀에서 구출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0월 IS 등이 페이스북으로 10대 여학생을 모집하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세계 각지에서 10대들이 IS에 가담하는 것은 테러리즘이 인터넷과 SNS를 타고 시공간을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첨단 정보기술(IT) 장비로 무장한 IS의 세련되고 정교한 선전술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 중동미디어연구소(MEMRI)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IS 대원은 이전보다 더 젊고 인터넷에 정통한 세대”라며 “그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능수능란하게 각 나라의 10대에게 SNS를 통해 거부감 없이 접근하며 ‘외로운 10대들’에게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단체는 또 “SNS와 스마트폰의 결합을 주목해야 한다”며 “IS는 자신의 콘텐츠에 언제 어디서나 접근하고 공유 하도록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IS가 제작한 선동 영상이나 그림 등을 보면 고화질인 데다 상당한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과 편집기술을 동원해 지상파 뉴스에 버금갈 정도다. 10대가 이를 본다면 IS를 조악하고 과격한 단체가 아니라 체계와 정당성을 갖춘 번듯한 조직으로 자연스럽게 여기면서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지하드(이슬람성전)가 현실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동정책 전문가인 C J 위를먼은 14일 한 중동전문 매체에 쓴 기고문에서 “2002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최측근 아부 우바이드 알 쿠라이시가 ‘앞으로 인터넷 지하드는 서방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그 말이 현실화하는 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IS와 경쟁 관계인 아라르 알샴의 지도자 하산 아부드도 IS가 작년 8월 제임스 폴리의 참수 영상을 트위터로 유포하자 “어떻게 이런 걸 트위터로 광고할 수 있는지 놀랍다. IS는 젊은 세대를 유인하는 데 SNS에 엄청나게 의존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한편 IS는 최근 이슬람이 금지하는 동성애와 간통 혐의자를 가혹하게 처벌하는 장면도 잇따라 SNS로 공개하고 있다. 16일에는 IS가 동성애자라고 밝힌 남성 2명을 고층 빌딩에서 떨어뜨렸다는 설명과 함께 관련 사진 여러 장을 유포했다. 사진에는 IS 조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높은 건물에서 손을 뒤로 묶은 남성들을 밀어 떨어뜨리기 직전의 장면과 추락 중인 모습이 담겼다. IS는 지난달 9일에도 동성애자로 밝혀진 남성 1명을 3층 건물 옥상에서 떨어뜨리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실종10대 IS 가담#IS#인터넷 지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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