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가 리비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거점을 공습해 중동 내 전운이 감돌고 있다. IS가 자국민 21명을 잔혹하게 처형한 것에 대한 즉각 보복 공격이다. 이집트 국영 나일TV는 16일(현지 시간) “오늘 새벽 이집트 군 전투기들이 리비아 내 IS 거점을 공습했다”며 “공습에 참여한 전투기들이 무사히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습은 이집트와 리비아 국경 지대에 위치한 IS의 훈련캠프와 무기 은닉처 등 최소 7곳의 목표물에 집중됐으며 최소 40명의 IS 대원이 숨졌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날 공습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전날 “이집트는 살인마들을 처벌할 권리가 있다. 적절한 수단과 시기에 복수할 것”이라고 말한 직후 나온 조치이다.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피로 새긴 메시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에는 검은색 복면을 한 괴한들이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남성들을 리비아 트리폴리 인근 해안으로 끌고 가 무릎을 꿇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벌겋게 피로 물든 바닷물 모습이 나오면서 이들이 참수됐다는 메시지가 뜬다. 괴한들은 자신들을 ‘트리폴리 지역 IS’라고 한 뒤 이번 처형을 “콥트교(이집트 내 기독교 분파) 신자에 의해 탄압받는 무슬림 여성들을 위한 복수”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지금까지 주로 서방 언론인과 구호활동가를 희생시킨 IS가 이교도들을 처형한 것은 처음”이라며 “IS가 종교 분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은 13일 IS의 이라크 서부 공군기지 공격에 대응해 아파치 헬기를 띄웠던 것으로 전해져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원 마이클 매콜 국토안보위원장은 이날 “IS는 이제 단순한 테러 조직 수준이 아니라 ‘테러 군사 조직’으로 간주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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