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바그다드 코앞까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에 SOS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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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다음 목표는 바그다드” 선언… 이라크, IS진격 저지 방어선 구축
美 공습 무용론 다시 고개들며… 공화 “지상군 투입 불가피” 주장

이라크 서부 안바르 주의 주도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라마디가 17일(현지 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함락되면서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험해졌다. IS가 이라크 영토의 절반 가까이를 점령한 상황에서 바그다드까지 IS 수중에 넘어가면 이번 전쟁이 IS의 승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CNN 등 외신은 라마디를 점령한 IS가 바그다드 쪽으로 진군을 시작했으며 이라크 정부군과 미국의 바그다드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고 19일 전했다.

라마디는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불과 11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바그다드에서 시리아나 요르단으로 가는 도로가 거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이라크 정부는 라마디와 바그다드 사이 도시인 칼리디야와 후사이바에 지역 민병대와 연방경찰 등으로 구성된 방어선을 구축하고 IS의 진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또 이란의 배후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 알샤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하시드 알샤비는 3월 이라크 정부군이 IS 수중에 넘어갔던 티크리트를 재탈환할 때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이란이 배후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의 개입이 종파 갈등을 부추겨 더욱 많은 희생자를 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그다드 인근에는 신도시 건설을 위해 현지에 파견된 한화건설 직원 600여 명이 머물고 있다.

기세를 올린 IS는 라마디 점령 하루 만인 18일 인터넷에 유포한 40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이제 다음 목표는 바그다드와 카르발라”라며 바그다드 진격 의지를 밝혔다. 동영상의 발언자는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로 추정된다.

한편 미군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최근 시리아 동부 아므르를 습격해 IS의 금고지기 아부 사이야프를 사살한 지 며칠 만에 이라크의 전략적 요충지가 무너지자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IS 격퇴 전략도 도마에 올랐다. 미군은 지난 3주 동안 라마디로 진격하는 IS 군대에 32차례의 공습을 퍼부었으나 라마디 함락을 막지 못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 26일까지 미국이 투입한 IS 격퇴 작전 비용은 19억6000만 달러(약 2조1350억 원)에 이른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습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며 “라마디 함락으로 가장 낙관적인 IS 격퇴 시나리오도 의심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17일 “라마디 함락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라며 “더 많은 사람(지상군)을 지상에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백악관과 국방부는 이날 라마디 한 곳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며 라마디 재탈환 및 IS 격퇴 의지를 거듭 밝혔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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