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자랑하는 특수부대의 넘버2가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받아 전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9일 호세인 하메다니 준장(64·사진)이 전날 밤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 외곽에서 자문 임무를 수행하던 중 IS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고 발표했다. 하메다니 준장은 이란 최정예 혁명수비대 산하 해외파견 특수부대인 쿠드스(이란어와 아랍어로 예루살렘)의 부사령관이자 시리아 파병 이란군 사령관이었다.
준장은 별 하나지만 이란군 최고위직이 소장이란 점을 감안하면 중장급에 해당한다. 게다가 쿠드스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직속부대로 이란의 해외 군사활동을 전담하는 비밀부대다. 미국으로 치면 백악관 직속으로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네이비실 6팀(데브그루)과 델타포스에 해당한다.
쿠드스의 사령관은 ‘그림자 사령관’ ‘다크 나이트’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카셈 솔레이마니 소장(58)이다. 솔레이마니 소장은 20년 넘게 아프가니스탄, 쿠르드,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을 넘나들며 이슬람 시아파 세력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도맡아 왔다. 지난해에는 IS가 장악한 이라크 북부 요충지 티크리트 탈환전에 투입된 이란군 사령관을 맡으며 베일에 감춰졌던 모습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메다니 준장은 솔레이마니를 대신해 시리아에 파병된 쿠드스를 이끌어 왔다. 그의 전사로 국제사회의 공적인 된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 뒤에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제휴가 있음이 더욱 명확해졌다.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참전은 솔레이마니가 직접 모스크바를 찾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설득한 결과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미국이 손을 놓은 사이에 중동에서 러시아-이란-시리아의 군사연합이 결성된 것이다. 또 시리아 내전 상황이 더욱 혼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하메다니 준장이 전사한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는 정부군과 반군이 분할 장악한 가운데 IS가 외곽을 점령한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의 공세로 반군이 위축된 틈을 타서 IS가 정부군의 허를 찌르는 대공세를 펼친 것이다.
하메다니 준장의 죽음으로 이란의 시리아 내전 개입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이란은 시리아 정부군의 훈련과 작전 자문을 맡는 군사 전문가와 기술병력만 파견했다며 지상군 파병을 부인해왔는데 이제 지상군 파병의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호세인 데흐칸 이란 국방장관은 10일 현지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순교는 IS와 맞서는 전선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시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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