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저질렀던 대형 테러에는 유난히 ‘형제 테러리스트’가 많다. 이번 파리 테러에서도 주요 용의자 명단에 무슬림 형제가 있었다. 형제들은 왜 함께 극단주의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영국 가디언은 17일 역대 무슬림 형제 테러리스트들을 주목하며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일수록 종교, 지연보다 혈연과 우정이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상, 가치관에 대한 진입 문턱이 높기 때문에 피를 나눈 가까운 형제일수록 극단주의에 세뇌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번 파리 테러를 주도한 용의자 중 형제 테러리스트는 압데슬람 형제다. 형인 이브라힘 압데슬람은 13일 테러 당시 파리 볼테르 가에서 자폭했다. 13세 아래 동생 살라 압데슬람은 테러 가담 후 달아나 경찰이 쫓고 있다. 살라가 먼저 극단주의에 심취해 형인 이브라힘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생한 주요 테러에서도 형제 테러리스트가 자주 등장한다. 올해 1월 파리에서 발생해 기자 등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범인은 사이드 쿠아시와 셰리프 쿠아시 형제였다. 2013년 26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사제폭탄 테러의 공모자도 타메를란·조하르 차르나예프 형제였다. 또 2001년 미국 9·11테러에도 비행기 납치범 19명 중 6명이 3쌍의 형제였다.
이처럼 형제 테러리스트가 많은 이유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의 조직원 충원 과정이 형제 포섭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에 따르면 서방 국가에 테러를 벌이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대원의 4분의 1 이상이 가족, 친척, 결혼 관계 등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중 5분의 3은 지하드(성전)를 위해 시리아로 떠난 친척이 있었다.
테러범들은 가족, 주변 사람들과 급진적 사상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가 자생적 테러리스트 120명을 조사한 결과 주변 사람들도 그가 극단주의 이념에 경도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 중 64%는 평소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테러에 대해서 말한 경험이 있었다.
연구 결과와 실제 테러범들의 가족력을 보면 형제를 포섭하는 방법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먼저 극단주의에 빠진 테러범이 가족, 형제를 데리고 시리아, 이라크 등 무장단체의 거점 지역으로 함께 여행을 간 후 자연스럽게 사상을 공유하고 교감하며 세뇌시키는 방식으로 포섭하는 것이다.
벨기에 현지 무장세력 조직을 연구하고 있는 릭 쿨샛 박사는 “테러조직의 구성원 모집은 기본적으로 동등한 관계를 토대로 이뤄진다. 급진적인 사상일수록 진입 장벽이 높아 혈연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공연장 테러범이 버스 운전사로 일한 적 있는 파리교통공사(RATP)가 이슬람 이민자들의 본거지가 되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17일 “파리 시내 공기업 RATP가 이슬람 공동체가 된 지 오래”라며 “이슬람 이민자들이 많이 취업해 여러 사고를 저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곳의 직원들은 이슬람 경전을 열성적으로 읽지 않으면 배척하고 여성 승객과 악수하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RATP 관계자는 “여성이 운전했던 버스를 운전하지 못하겠다는 직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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