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테러 CCTV 포착… 30여발 발사
총기 고장 아니었으면 더 큰 피해
극장테러 현장서 생존한 5세 男兒, 어머니-외할머니가 껴안고 총탄 맞아
파리 연쇄 테러가 벌어졌던 13일 밤,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 위험한 순간을 어떻게 맞았을까.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사건 당일 테러가 집중됐던 파리 11구에서 살라 압데슬람으로 추정되는 테러범의 발포 장면을 담은 한 식당 폐쇄회로(CC)TV를 단독으로 공개했다. 식당 이름은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영상에는 무고한 여성 손님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격발을 하는 극악무도한 테러범의 행태가 1분여 동안 그대로 담겼다. 오후 10시 34분 9초. CCTV 화면이 이 시각으로 바뀌는 순간 갑자기 총탄이 식당으로 날아들었다. 자유롭고 평화롭던 식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일제히 테이블 밑으로 몸을 숨겼다. 총성이 잠깐 멈추자 지하실과 위층으로 급히 피신하는 사람도 있었다.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한 남성은 몇 초 되지 않은 짧은 사격 중지 시간을 틈타 식당 안으로 몸을 던져 피했고, 잠시 뒤에는 손에 총탄을 맞은 여성이 식당 안으로 들어와 계산대 뒤로 급히 몸을 숨겼다. 테러범은 식당 밖에서 이처럼 무고한 민간인들에게 총을 마구 쏘아 댔다. 그야말로 광란의 총격이었다.
차에서 총을 난사한 테러범은 곧 식당 앞 야외 테이블로 가까이 다가갔다. 여성 몇 명이 총소리에 놀라 테이블 밑에 웅크리고 있던 곳이다. 테러범은 중동전 무장 게릴라처럼 칼라시니코프(AK-47)로 보이는 소총을 들고 있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땅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여성들을 향해 두어 차례 격발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때도 격발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다시 차량으로 몸을 돌렸다. 그 사이 여성 2명은 황급히 일어나 자리를 피함으로써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데일리메일은 이 여성들의 머리 가까이까지 총구를 대고 총을 쏘려 한 테러범은 18일 파리 외곽 생드니 검거작전에서 추가 테러 모의자로 지목된 압데슬람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영상을 보면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식당 내부의 테이블 아래에도 웅크리고 있던 사람이 많았다. 만약 테러범의 총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야외 테이블에서 여성들을 살해하고, 식당 안까지 들어와 더 많은 인명을 살상했을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아찔하면서 어이없는 순간이었다.
이 신문은 총 3대의 CCTV 영상을 분석해 약 30발의 총탄이 발사됐고, 식당으로 피자를 찾으러 왔던 남성 1명은 식당 밖에서 총을 맞고 숨졌다고 전했다.
89명이 숨지는 최다의 희생자를 낸 바타클랑 극장은 이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13일 밤 이 공연장에서 두 여성의 시신 아래에서 살아난 다섯 살배기 남자 아이가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3일 밤 당시 피투성이인 채로 발견된 이 남자 아이는 칠레 국적의 어머니 엘사 델플라스 씨(35)와 외할머니 파트리시아 산 마르틴 씨(61)가 갑자기 총성이 울리자 본능적으로 소년의 몸을 감싼 덕분에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온 몸으로 총탄을 막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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