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시리아 공습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현대 이슬람정치 연구 권위자인 미야타 오사무(宮田律·60·사진)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겸 현대이슬람연구센터 이사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슬람국가(IS) 섬멸을 위한 군사적 해결을 생각한다면 유엔 차원의 평화유지군 같은 지상군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슬람국가에 이길 수 없다’ 등 일본 내에서 이슬람 관련 저서를 수십 권 펴내 일본 내 이슬람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그는 “1975년부터 1990년까지 계속된 레바논 내전도 시리아가 지상군을 보내면서 어떻게든 전투가 끝났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IS의 ‘돈줄을 끊겠다’고 했지만 누가 이들에게 돈을 주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와의 일문일답.
―러시아와의 협력이 쉽지 않다.
“IS 격퇴를 위해 힘을 모으기 위한 타협안으로 현 시리아 체제는 유지시키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만 퇴진시키는 방식으로 러시아와 서방의 공조를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무슬림을 모두 적대시해서는 안 되지만 과거 일본 적군파처럼 예외적인 사람은 어느 사회에나 있다. 동아시아에선 이슬람 이민자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해외 일본인이나 한국인이 표적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을 주저하고 있다.
“미군 희생자가 생기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게 대다수 미국인들의 여론이다. 거듭 말하지만 공습만 갖고는 안 된다. 시리아 시민 희생자만 늘어난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9월부터 시리아를 공습했지만 결과적으로 IS에 이번 테러의 동기를 부여한 꼴이 됐다. 공습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유엔 지상군을 투입하면 문제는 해결되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테러는 힘으로는 억제되지 않는다. 서방의 군사 개입이 있는 한 이런 사건은 언제든 계속될 것이다. 군사 개입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는 발상을 어디선가 그만두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 배경이 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자생적 테러리스트 대책으로 빈곤이나 차별, 격차사회 등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 터키 등 영향력이 있는 주변 국가들을 모두 모아 국제 평화회의를 추진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평화가 추진되면 IS에 대한 사람들의 지지도 점점 떨어지고 세력이 약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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