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이機 1대 시리아 접경 추락… 터키 “10차례 경고” 러 “침범 안해”
조종사 2명 비상탈출… 1명 사망, 푸틴 “뒤통수 쳐… 양국관계 악영향”
美, 자국민에 3개월 해외여행 경보
프랑스 파리 테러를 저지른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한 국제연합군의 격퇴 작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러시아 공군의 수호이-24 전투기가 24일 시리아와 터키의 접경지대에서 격추됐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이날 오전 터키 F-16 전투기가 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를 격추해 시리아 투르크멘족이 거주하는 지역인 라타키아 주 야마디 마을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2명은 낙하산으로 비상 탈출했으나 1명은 숨졌다.
격추된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고 터키 군이 밝히자 러시아 국방부가 터키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터키 군 관계자는 BBC에 “격추 전 미확인 항공기가 터키 영공을 5분가량 침범했고 경고를 10차례 보냈다”며 교전수칙에 따라 대응했다고 밝혔다. 터키 군은 또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음을 보여주는 비행추적 자료를 공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전투기가 시리아 상공에서 터키 F-16 전투기가 발사한 공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며 “이는 뒤통수를 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터키와의 관계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격추된 전투기가 러시아 공군기로 확인되자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터키 총리는 외교부에 이번 격추와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엔, 관련국 등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터키는 언어와 민족적 특성이 같은 시리아 내 투르크멘족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공격을 받자 최근 이 문제를 유엔에 안건으로 올릴 방침이었다. 나토는 24일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기 격추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시리아-터키 접경지대에서 발생한 이번 격추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그리고 아랍 국가들이 대거 IS 공습 작전에 참여하면서 우려됐던 일이다. 각국 전투기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에 걸쳐 있는 IS의 군사 목표물들을 파괴하기 위해 접근하다 보면 터키 영공을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으려면 각국 간에 정보 공유가 잘 이뤄져야 하나 아직 부족한 편이다.
이에 앞서 지중해 동부에 배치된 프랑스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드골함은 23일부터 IS 군사시설을 목표로 대대적인 공습작전을 시작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샤를드골함에서 발진한 라팔 전투기들이 이라크 라마디와 모술, 시리아 락까 등 IS의 주요 거점 도시의 석유시설, 사령부, 신병모집소 등의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23일 A-10 선더볼트와 AC-130H 스펙터 지상 공격기 등을 동원해 시리아 동부의 유전에서 IS 유조차 283대를 파괴했다고 밝히는 등 IS 자금줄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는 23일 전 세계적으로 테러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자국민을 상대로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경보는 전 세계적으로 발령되는 것으로 내년 2월 24일까지 3개월간 지속된다. 프랑스 정보기관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25∼30일) 도중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을 위험이 크다고 바티칸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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