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으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는 해마다 연말이면 개선문에서부터 콩코르드 광장까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200여 개의 노점에서 인형, 스카프, 초콜릿,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데 2013년의 경우 연말 7주 동안 100만 명이 몰려들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개장한 이달 13일에 테러가 터지는 바람에 1주일간 개점 휴업했다. 19일에 다시 문을 열었으나 한산하다. 건물 입구 검문검색을 철저히 한 뒤 들여보내는 상점들만 다소 붐볐다. 안전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파리 시민들의 테러 공포가 어느 수준인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테러는 사람도 쓰러뜨렸지만 매년 4800만 명이 찾는 파리의 관광산업도 쓰러뜨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은 25일 한국의 강남역이라고 할 수 있는 라데팡스를 찾아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상인들을 격려했지만 별무소득이다. CNN머니는 25일 여행데이터 조사회사 포워드키즈를 인용해 파리를 목적지로 한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나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최대 대목인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예약도 전년 동기 대비 13%나 감소했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은 레스토랑과 호텔. 파리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13일 테러 이후 50% 가까이 떨어졌다. 파리 중심가의 레스토랑 ‘레다’의 올리비아 라퐁 사장(32)은 “테러 다음 날 50건의 점심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며 “매출이 예년 연말 시즌의 30%밖에 안 된다. 거의 재앙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에도 관광객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4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이번 테러는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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