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이 후원하는 아동이 살고 있는 이집트 지부에서는 아동결연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서민희 씨(23·여)는 최근 비영리단체 ‘굿네이버스’로부터 이런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4년 전부터 매달 3만 원씩을 이 단체에 내면서 이집트에 사는 열다섯 살 남자아이를 후원해 왔는데 이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 이유가 궁금했던 서 씨에게 굿네이버스가 알려온 사실은 조금 뜻밖이었다. 10월 말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러시아 여객기가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 추락하면서 이집트 정부가 해외 단체를 내보내려 하고 있어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는 것이다.
굿네이버스 이집트 지부는 2007년 개소한 뒤 아동과 지역민을 위한 사업을 펼치면서 2∼3년 전부터 계속된 이집트 정부의 통제 움직임을 잘 버텨왔지만 이번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결국 철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서 씨가 후원하던 아동을 포함해 706명의 아이가 다음 달부터 후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서 씨는 “편지로 연락하면서 화가의 꿈을 가진 초등학생이 중학생이 되는 걸 봐왔다”며 “정치적인 문제와 대규모 분쟁이 어렵게 사는 아이들에 대한 작은 도움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굿네이버스 측은 “서 씨처럼 안타까워하면서 이집트에서 다시 사업을 진행하면 꼭 연락을 달라고 당부하는 후원자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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