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英스파이 혐의 5명 처형… ‘제2 지하디 존’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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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영어로 “英, 대가 치를 것”… 전문가 “교육 못받은 남아시아 출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남성 5명을 처형하는 동영상을 최근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런데 이 참수 동영상에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대원이 출연해 ‘제2의 지하디 존’(사진)이 등장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하디 존으로 불리던 무함마드 엠와지는 IS의 참수 동영상에 종종 등장했던 영국 출신 대원으로 지난해 11월 미군의 공습으로 숨졌다.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IS가 자신들이 적발한 영국 스파이라고 주장하며 남성 5명을 처형하는 동영상에서 검은 복면을 쓰고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한 대원이 “작은 섬나라(영국) 따위가 불과 몇 대의 비행기로 우리를 위협하니 한심하다”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3일 보도했다.

10분 30초의 동영상에 등장한 남성들은 처형되기 직전 IS가 점령한 지역에서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해 돈을 받고 영국에 넘겼다고 고백했다. 한 남성은 2014년 8월 미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한 IS 지도자급 아부 무슬림 알투르크마니의 정보를 서방에 넘겼다고 말했다. 다른 남성은 영국인 2명을 포함해 IS 전사들의 소재를 넘겨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시리아 락까, 리비아 벵가지 출신이라고 밝혔다.

총격 직전 영국 영어 억양의 복면 테러범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말투를 흉내 내며 “IS에 대항하다니 ‘저능아’임에 틀림없다. IS는 장차 영국을 침략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로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전문가 분석을 근거로 테러범이 남아시아 출신으로 영국에서 자란 인물로 추정했다. 하지만 동영상에 붙은 영어 자막의 문법이 틀린 점으로 미뤄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첩보기관인 MI5는 이번 참수 동영상 배포가 영국의 시리아 IS 근거지 공습 참여 결정에 대한 선전전의 일환일 것으로 보고 테러를 자행한 IS 대원들의 신원을 긴급 확인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해 IS가 이라크에서 패전한 사실과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무능함에 주목하지 않도록 이 같은 선전 동영상을 배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영국스파이#is#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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