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의 대표적 관광지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졌다. 터키 당국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섰다.
12일 터키 정부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오전 10시 20분경(현지 시간) 술탄아흐메트 광장 ‘독일 분수’ 근처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광장에 있던 10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 폭발 현장 부근에 있던 한국 단체관광객 중 대학생 1명도 손가락에 부상을 입었다. 현장 근처에 있던 독일인 관광객 카롤린 씨는 AFP통신에 “강력한 폭발음으로 땅과 건물들이 흔들리고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폭발 후 딸과 함께 무작정 뛰어 인근 건물에 1시간 반 동안 숨어 있었는데 너무나 무서웠다”고 말했다.
▼ 터키 관광산업 타격 노린 IS 소행 추정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가진 터키 외교관들과의 모임에서 “시리아 출신 자폭 테러범 소행”이라고 밝혔다.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터키 총리는 각 부처 장관과 국가정보국(MIT) 국장 등이 참석한 긴급 안보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누만 쿠르툴무쉬 부총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용의자의 시신을 조사한 결과 1988년생 시리아 태생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술탄아흐메트 광장은 그 앞의 술탄아흐메트 자미(블루 모스크)와 터키의 상징인 성소피아 박물관, 톱카프 궁전과 함께 술탄아흐메트 지구로 묶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터키를 찾는 연간 3700만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 찾는 곳이다.
현지 일간 휘리예트 뉴스는 유명 관광지에서 관광객과 민간인들을 노렸다는 점이 IS의 과거 테러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또 터키군은 지난해 12월부터 동남부에서 쿠르드족 반군인 PKK를 소탕하는 대규모 작전을 벌이고 있어 분리 독립을 꿈꾸는 쿠르드족 반군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부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관계부처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이기철 외교부 재외동포대사는 “터키 전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기존의 ‘여행유의’(남색경보)에서 ‘여행자제’(황색경보)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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