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자폭테러… 사망자 200명 넘어, 시아파 ‘라마단 만찬’ 노려 피해 커
사우디 美 총영사관인근서도 폭발… 美 독립기념일 겨냥한 범행인 듯
3일 오전 1시경 이라크 바그다드 중심가에서 벌어진 자살폭탄 테러의 사망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늘어나 200명을 훌쩍 넘어섰다.
AFP통신과 DPA통신은 4일 이라크 보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 수가 21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당초 사망자를 20여 명으로 보도했던 AP통신은 4일 오후 9시 현재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사망자 149명, 부상자 192명이라고 전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이번 테러 현장 건물에서 매몰됐던 시신이 새로 발굴되고 병원으로 이송된 중상자가 잇따라 숨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테러의 사망자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2003년 이후 단일 폭탄 테러로는 최악의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 최악의 테러는 2006년 11월 이라크 시아파 중심지 사드르시티 등에서 연쇄 폭탄 공격으로 215명으로 숨진 사건이다.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바그다드 카라다 상업지구는 시장과 상가, 식당이 모여 있는 시아파 주거 지역이다. 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에 해 저물 때까지 단식을 한 뒤 밤늦게까지 만찬을 즐기는 이프타르의 전통 탓에 테러가 심야 시간에 발생했음에도 인명 피해가 컸다.
인명 피해 규모가 심상치 않자 하이다르 압바디 이라크 총리는 3일 오전 바로 테러 현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IS에 대한 승리가 곧 가까워졌다”고 자화자찬하다가 시민의 목숨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가 전쟁 성과만 자랑한다는 야유가 쏟아지자 방탄차에 올라타 현장을 빠져나왔다. 내빼는 총리 차에 성난 시민들이 돌과 신발을 던지며 분노를 터뜨린 이 동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편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오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구 도시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 인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고 AP통신이 사우디 내무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테러범은 미국 영사관 인근 병원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있다가 2명의 보안요원이 접근하자 폭탄을 터뜨렸다. 테러범은 현장에서 숨졌고 보안요원 2명은 경상을 입었다. 앞서 2004년엔 알카에다와 연계한 무장단체가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을 공격해 현지 채용한 보안요원 5명과 테러범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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