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모술 곳곳에 대피용으로 파 놓은 땅굴에서 고대 아시리아 제국 유적이 발견됐다. IS는 우상 숭배를 죄악시하며 점령지마다 고대 문화재를 파괴하기로 악명 높은데, 이들이 무차별적으로 땅굴을 파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귀한 유적이 발견된 것이다.
CNN은 8일 이라크 정부가 모술 동부의 예언자 요나 무덤인 나비 유누스 묘지 아래에 IS가 파 놓은 땅굴에서 고대 아시리아 제국을 상징하는 날개 달린 황소 조각상 2개, 여성 4명의 얼굴을 담은 거대 석상 2개 등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나비 유누스 묘지는 IS가 2014년 6월 모술을 점령한 이후 때려 부수는 영상을 공개해 세계적 지탄을 샀던 곳이다. IS는 이후 묘지 아래 땅굴을 팠는데, 기원전 8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다수 나온 것이다.
묘지 일대 땅굴에서는 기원전 7세기 재임한 아시리아 시대의 에사르하돈 왕에 관한 대리석 설형문자도 발견됐다. 이라크 당국은 1990년대와 2004, 2005년 묘지 일대를 발굴한 적이 있지만 특별한 유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라크 당국은 IS가 급조한 터널이 언제 무너질지 모를 만큼 취약해 유물을 조심스럽게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세우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