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파키스탄 남부에서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에게 납치된 뒤 살해된 20대 중국인 2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파키스탄 정부가 최근 희생자들이 소속돼 있던 어학원을 설립한 한국인 서모 씨와 그의 가족들을 붙잡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 시간) 파키스탄 영문매체인 ‘돈(Dawn)’에 따르면 현지 수사 당국은 서 씨가 2011년 남부 퀘타에서 ARK인포테크 업체와 현지어인 우르두어를 가르치는 어학원을 설립하는 등 일반적인 사업 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현지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독교 선교 활동을 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퀘타 경찰 간부인 압둘 라자크 치마는 “한국인 가족은 중국인들에게 선교 활동을 가르쳤다”며 “50명을 조사한 결과 중국인들이 선교 활동을 한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서 씨가 중국인들에게 월 3만∼3만5000파키스탄루피(약 32만∼38만 원)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현지에서 이런 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보고 정확한 자금 출처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S에 의해 희생된 중국인 2명은 지난달 24일 퀘타의 한 식당에서 납치된 뒤 살해됐다. IS의 선전 매체인 아마끄통신도 중국인들의 살해 소식을 전했다.
파키스탄은 오랜 정국 불안으로 정부의 행정력이 약하고 전통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의 활동도 활발했다. IS와 탈레반 등의 테러도 자주 발생하고, 외국인에 대한 반감도 강한 편이다.
특히 기독교 선교 활동은 현지인들의 반감이 크다. 서 씨 등이 선교 활동을 펼쳐온 게 사실로 입증될 경우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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