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 소탕을 내세워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를 계속하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친미에서 벗어나 중국으로 기울자 필리핀을 잡으려는 미국과, 지난해 남중국해 해양주권 분쟁에서 필리핀과 갈등을 겪었지만 최근 부쩍 가까워진 중국이 필리핀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필리핀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미중 간 격화되고 있는 남중국해 해상주권 분쟁의 유불리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주필리핀 미국대사관은 2일 미 해군의 연안전투함 ‘코로나도’와 필리핀 해군 호위함 ‘알카라스’가 1일 필리핀 남부 술루해에서 연합 순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IS를 추종하는 필리핀 반군인 아부사야프가 해상 납치를 자행하면서 필리핀이 골치를 앓고 있는 곳이다. 필리핀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순찰은 미국대사관이 공개했다. 미국은 지난달 5일 이슬람 무장반군과의 전투에 필요한 소형화기 수백 정을 필리핀 해병대에 지원하기도 했다.
중국도 지난달 말 필리핀에 5000만 위안(약 84억 원)어치의 IS 대항용 무기를 무상 원조 방식으로 제공했다. 저격용 소총 및 자동소총과 실탄 등이 포함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자오젠화(趙鑑華) 주필리핀 중국대사가 “필리핀과 대테러 연합훈련 군사 협력 확대를 원한다”고 말하고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힘이 닿는 범위에서 필리핀을 계속 원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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