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군인-경찰 공격하라”… 런던-브뤼셀서 연쇄 흉기테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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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킹엄궁 인근서 경찰에 장검공격… 브뤼셀에선 군인에 칼 휘둘러
테러범들 “신은 위대하다” 외쳐… IS “미군 주도 동맹군에 대한 응징”

유럽 전역에 군인과 경찰 등 공권력을 향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8시 20분경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의 야간 관광명소로 유명한 생트카트린 근처에서 30세 테러범이 테러 경계를 서고 있던 군인 2명에게 칼을 휘둘렀다. 용의자는 그 자리에서 사살됐고 군인 한 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로부터 15분쯤 후 영국 여왕 거주지인 런던 버킹엄궁 인근에서 한 테러범이 경찰을 상대로 122cm 길이의 장검을 휘두르는 테러가 일어났다. 경찰은 곧바로 최루가스 스프레이를 뿌려 그를 제압했다. 사건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7일 런던의 한 주거지에서 남성 1명을 테러 혐의로 추가 체포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는 26일 브뤼셀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선전기구인 아마끄통신을 통해 브뤼셀 테러범이 “IS 전사 가운데 한 명”이라며 “미군 주도 동맹군을 대상으로 한 IS의 공격 명령에 응답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실제 사살된 브뤼셀 테러범과 붙잡힌 런던 테러 용의자 모두 범행 직후 ‘알라후 아크바르’(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30세의 소말리아계 브뤼셀 테러범은 모형 권총과 이슬람 경전인 꾸란 복사본을 갖고 있었다.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은 올해 들어 유럽에서 차량이나 흉기 등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한 ‘로 테크’(low tech) 테러를 벌이면서 유독 공권력을 향한 공격을 계속하는 것이 특징이다. IS는 수차례 “합법적인 목표물인 군인과 경찰을 공격하라”는 지침을 내려왔다. 올해 들어 파리에서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경찰이나 군인을 공격한 것만 7차례나 됐다.

이에 26일 파리에서는 ‘화난 군인 부인들의 모임’ 소속 50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15년 11월 파리 연쇄테러부터 계속되고 있는 비상사태로 군인들도 지칠 대로 지친 상태이고 잇따른 군인을 향한 테러로 심적 부담도 크다. 군인 부인들은 군인 가족들이 불안으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고 있는데 제대로 보상이 안 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25일 밤에는 작전을 수행하는 한 26세 군인이 부대에서 스스로 총을 쏴 자살하기도 했다.

한편 17일 차량 테러가 벌어졌던 바르셀로나 람블라 거리에서는 50만 명의 시민이 평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카탈루냐어로 “나는 두렵지 않다(No Tinc Por)”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걸었다. 이날 펠리페 6세 국왕과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등이 행진의 맨 앞에 섰다. 국왕이 공공집회에 참석한 것은 1975년 왕정복고 이후 42년 만에 처음이다. 7만 송이의 하얀색, 노란색 장미를 든 군중 중에는 히잡을 쓴 이슬람인도 많았고, ‘이슬람포비아는 안 된다’는 구호도 보였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is#런던#브뤼셀#연쇄 흉기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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