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에 가담해 다섯 살 소녀를 노예로 부리다가 땡볕에 목말라 죽게 한 혐의를 받는 독일 여성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숨진 소녀는 IS에 핍박받던 ‘야지디족’ 출신으로, IS가 이들에게 저지른 범죄에 대한 재판은 처음이다.
독일 뮌헨법원은 야지디 소녀를 쇠사슬에 묶은 뒤 땡볕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제니퍼 W(27)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9일 전했다. 재판부가 살인, 테러단체 가입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은 9월까지 진행된다.
독일 검찰은 W가 2015년 이라크 모술에서 남편과 함께 야지디족 소녀를 노예로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W의 남편은 소녀가 몸이 아파 매트리스에 오줌을 묻히자 쇠사슬에 묶어 집 바깥에 방치했다. W는 소녀가 위험에 처한 사실을 알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소녀가 타는 듯한 날씨 속에서 탈수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W는 8학년을 마치고 자퇴한 뒤 2013년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녀가 2014년 중반 이라크에서 IS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AK-47 소총으로 무장하고 IS가 점령한 이라크 모술과 팔루자의 공원을 순찰하는 일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월 터키 주재 독일대사관에 신분증을 갱신하러 갔다가 터키 보안당국에 체포돼 독일로 추방됐다. 그녀는 신분을 감춘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혐의를 털어놓다가 체포됐다.
IS로부터 탈출해 야지디족의 참혹한 실상을 알린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는 “나와 야지디족 사람들에게 몹시 중요한 순간”이라고 재판 소감을 밝혔다. 야지디 소녀 측 변호는 배우 조지 클루니의 아내로 유명한 아말 클루니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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