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 야지디족 사회에서 배척당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9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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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 받아들이라 가족에게 강요 못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성노예로 납치됐던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28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야지디족 공동체는 피랍 여성들은 받아들였지만 이들과 IS 가담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다.

야지디족 최고 종교위원회(위원회)는 앞서 모든 IS 범죄 생존자와 그들의 자녀들을 지역 사회에 받아들일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위원회는 지난 27일 성명을 내어 “(이 선언은)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포함하지만 두명의 야지디족 부모에게 태어난 자녀에게 적용된다”고 추가 해석을 내놨다.

50만명 정도인 야지디족은 배타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부모 모두가 야지디족일 경우만 같은 종파로 인정하고, 다른 종파와 결혼한 여성은 더이상 같은 종파가 아니라고 배척해왔다.

이같은 이유에서 앞선 위원회의 선언은 2015년 IS에 납치된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해 낳은 아이들이 야지디족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역사적 변화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위원회는 이를 오해에서 비롯된 언론의 왜곡이라고 비난하면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야지디족 관료인 알리 케디라 일리아스는 “위원회는 (피랍) 여성들에게 자녀의 혈통과 관계없이 가족들에게 돌아가라고 권장하고 있다”면서도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받아들이라고 가족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고 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위원회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 단체 이라크와 카타르 연구자인 벨키스 윌은 트위터에 “공동체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IS에 납치돼 아이를 낳았던 많은 여성들은 공동체로 돌아가기 위해 자녀를 고아원이나 IS 가담자 가족에게 보내고 내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고통을 호소했다”고 했다.

한편, 바르함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이달초 IS범죄 생존자인 야지디족 여성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시민으로서 지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법원을 설립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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