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감자 줄줄이 출소… 테러 공포 커지는 유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3일 03시 00분


2023년까지 113명 순차적 석방
수감중 조직원들이 정신교육… 분노 겹쳐 급진성향 더 강해져
런던브리지 테러 충격 휩싸인 英, ‘테러범 최소 14년 복역’ 추진

영국 ‘런던브리지 테러’와 유사한 범죄가 유럽 전역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 출신의 범죄자로 가석방 상태에서 지난달 29일 런던브리지 테러를 저지른 우스만 칸(28)과 비슷한 수백 명의 지하디스트가 석방을 앞두고 있다고 미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일 전했다.

유럽에는 2014년 이슬람국가(IS) 설립 후 이에 합류하거나 합류한 뒤 귀국한 지하디스트가 수천 명에 달한다. 유럽 곳곳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한 2015년에만 300명이 넘는 지하디스트가 테러 모의 및 시도로 11개국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 중 199명이 체포돼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갇혔다.

문제는 이들을 무한정 감옥에 가둬둘 수 없다는 데 있다. 형기를 채우면 테러범이라도 내보내야 한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 ‘유로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하디스트 테러범의 평균 형량은 5년에 불과했다. 감옥에 있는 지하디스트 199명 중 45명은 올해 안에 석방된다. 이어 2023년까지 총 113명이 출소한다. 전문가들은 지하디스트들이 복역 중에 더 급진주의적 성향에 물드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먼저 복역 중인 ‘선배’ 지하디스트가 후임자에게 일종의 정신 교육을 시키는 데다 감옥에 갇힌 분노 등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가석방 중 대형 테러를 저지른 칸으로 충격에 휩싸인 영국 정부는 1일 테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가 가석방된 전과자 74명을 조사하기로 했다. 또 중대 테러를 저지른 범죄자는 최소 14년 이상 복역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BBC 인터뷰에서 “테러는 물론이고 폭력과 심각한 성범죄 등을 저지른 이들도 조기에 출소시키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조치가 사람들을 불필요하게 구금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런던브리지 테러로 숨진 피해자의 유가족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칸의 재활을 돕다 변을 당한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생 잭 메릿(25)의 부친은 이날 트위터에 “아들의 죽음이 더 가혹한 형벌로 이어지거나 불필요하게 사람을 구금하는 구실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자라디스트#is#유럽#런던브리지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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