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겠다고 밝히자 호주가 기존의 불참여 의사를 바꾸는 등 AIIB 설립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에서는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등 유럽 국가의 추가 합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은 13일 기자들에게 “그동안 요구해온 AIIB의 지배구조 문제가 분명하게 개선됐다. AIIB에 참여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호주 AAP통신이 보도했다. 호키 장관은 영국의 AIIB 참여 결정 이후 재검토 의사를 밝혔으며 AIIB 창립회원국 가입신청 마감은 이달 말까지다.
영국의 AIIB 합류는 유럽 국가들의 추가 합류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르그 부트케 주중유럽상공회의소 의장은 14일 인도 일간 비즈니스스탠다드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영국이 먼저 어떤 문을 통해 나갔다면 다른 국가들도 재빠르게 영국을 뒤따라 나갈 것”이라며 “다음은 룩셈부르크와 프랑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스프랏 영국 개발학연구소 연구원은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 대담하게도 AIIB에 가입했다. 다른 국가들이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국과 호주가 가입할 것이라는 것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함께 AIIB의 잠재적 경쟁자인 아시아개발은행(ADB)을 이끌고 있는 일본은 AIIB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13일 “(AIIB는) 대출 심사나 조직운영 등에서 여러 문제가 많다”며 영국의 AIIB 참여를 견제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의 AIIB 합류가 이어질 경우 미국 주도의 국제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토마스 라이트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국제질서 및 전략 프로젝트 국장은 13일 브루킹스연구소 홈페이지에 “중국 주도의 국제 금융기관들은 (미국 주도의)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아시아개발은행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민영방송인 TBS는 13일 영국의 AIIB 참여를 보도하며 “향후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일본과 중국의 주도권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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