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 문제를 2년 전 방공식별구역(ADIZ) 확대 조치 때처럼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8일 “주요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관계 부처들이 경제적 득실 등을 깊이 논의한 끝에 3월이 끝나기 전에 AIIB에 창설 멤버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조만간 모여 가입 조건 등을 최종 조율한 뒤 AIIB 가입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정부가 전격적으로 AIIB 가입을 결정한 것은 향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유럽까지 이어질 대규모 건설공사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강대국들이 잇따라 AIIB에 가입하기로 하면서 중국이 AIIB를 독단적으로 운영할 여지가 크게 줄어든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최근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 국방당국은 사드 문제를 안보주권과 직결된 중대 사안으로 규정하고 주변국의 눈치를 보거나 입김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13년 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선포조치와 마찬가지로 주권국으로서 당당한 외교 안보적 대응기조로 사드 문제에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이 같은 방침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2013년 11월 중국이 이어도까지 포함한 ADIZ를 일방적으로 선포하자 정부는 62년 만에 이어도와 마라도까지 포함시킨 KADIZ를 확대하는 ‘맞대응’ 조치를 단행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사드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결정하되 중국 등 주변국에 그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해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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