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익 AIIB- 이해충돌 사드, 맞바꿀 성격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AIIB 가입 결정 이후]
전문가들 “사드 필요하다면 도입… 중국보다 국민부터 설득해야”

한국이 26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또 다른 미중 간 쟁점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처리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중국이 AIIB는 가입을 요청하고 사드는 반대하니 AIIB 주고 사드 받으면 된다”는 단순 논리가 우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AIIB와 사드는 흥정할 성격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외교 당국자는 27일 “AIIB는 다자개발은행(MDB)으로 수혜자가 많고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어서 반대가 적다”고 말했다.

반면 사드는 ‘미국 대 중국·러시아’의 대립 구도로 한쪽의 이익이 상대에 손해가 되는 ‘제로섬 게임’ 성격이 크다. 한국이 AIIB 가입을 확정했지만 중국이 순순히 사드 배치를 용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아무리 중국이 반대해도 한반도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사드는 물론이고 그보다 더한 무기도 도입할 수 있다”는 한국의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주한미군이 못 한다면 한국 국방비를 써서라도 필요한 무기는 들여와야 한다”며 “다만 그러기 위해 중국이 아니라 국민부터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보 당국이 사드에 대한 ‘제안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는 ‘3 No(부인)’만 반복할 게 아니라 대북 억제력에 무엇이 부족한지 설명하고 사드의 성능과 실효성을 가지고 설득을 하라는 것이다.

3 No를 불신하는 여론은 정부가 갑자기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드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기정사실화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방부가 2020년 초중반까지 15조 원을 들여 추진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저고도 요격)와 ‘킬 체인(Kill Chain·선제 타격)’ 사업은 군에서도 그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한편 보수 성향의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드 한국 배치를 놓고 주변국들에 의해 한국의 주권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 위협을 차단할 안보 체제를 독자적으로 시급히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다자이익#AIIB#사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