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한의 AIIB 가입요청 거절 北 충격”…‘단호한 거부’ 이유는?

북한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려 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 영국 인터넷 경제매체인 이머징마켓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월 특사를 보내 진리췬(金立群) AIIB 임시사무국 사무국장에게 AIIB 가입의사를 전달했지만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금융·경제체제가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준에 미치지 못해 가입이 거부됐으며 북한은 이 같은 중국의 ‘단호한 거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AIIB의 투명성에 의구심을 표명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가입 요청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1997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북한에 대해 ‘가입 부적격’ 판정을 내린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경제금융전문가들은 이후에도 북한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전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에서는 금융시스템이라는 것 자체가 전무하다”며 “북한 주민들도 국가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아 현금을 은행에 맡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해 국제적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기구라도 선뜻 북한의 가입을 승인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