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정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동중국해 ADIZ에서는 실탄을 장착한 중국 전투기가 외국 전투기를 몰아내 중국과 주변국의 ADIZ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중국 당국은 자국이 실효지배 중인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주변을 최소치로, 남중국해 거의 전역을 덮는 광대역을 최대치로 각각 상정하고 ADIZ 설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방안은 지난해 5월 군 상층부에 제출됐다고 한다.
중국이 남중국해 ADIZ의 최대치로 검토하고 있다는 영역에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파라셀 제도, 스카버러 섬(중국명 황옌 섬) 등의 도서가 포함된다.
미국은 중국이 추가로 남중국해에 ADIZ를 선포하면 미군의 군사태세를 바꿀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번 메데이로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우리는 중국의 ADIZ 선포를 수락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도서를 포함한 남중국해 상공에 새로 ADIZ를 선포하는 어떠한 조치도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중국은 남중국해 ADIZ 추가 설정 보도가 일본 우익세력의 음모라며 반발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1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남중국해 국가들로부터 항공 안전과 관련한 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며 “주변국 관계와 남해 지역의 전체적인 형세는 낙관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解放)군보 등은 설날인 지난달 31일 중국 동해함대 소속 수호이(SU)-30 전투기 2대가 실탄을 장착한 채 동중국해 ADIZ에 들어온 외국 군용기를 쫓아냈다고 전했다.
홍콩 둥팡(東方)일보는 중국의 대표적 군사전략 전문가인 뤄위안(羅援) 육군 소장을 인용해 “(음력) 새해 첫날 동해함대 전투기가 쫓아낸 외국 군용기는 바로 일본 전투기”라며 “(일본은) 중국 전역이 춘제(春節·중국 설) 분위기에 사로잡힌 틈을 타 전투기를 보내는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