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3개주 시위대 독립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8일 03시 00분


도네츠크-하리코프 청사 등 점거… 주민투표 결의후 러에 파병 요청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하리코프 주에서 친러시아계 주민들이 주정부 청사를 점령하고 독립선언서를 채택한 뒤 러시아에 군 파병을 요청했다. 크림 반도의 러시아 편입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우크라이나 사태가 또다시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 아르세니 야체뉴크 총리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말살하고 국가를 분리·파괴하는 데 목적을 둔 러시아의 시나리오”라고 비난하며 급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친러 시위대 2000여 명은 6일 도네츠크 주정부 청사를 급습해 점령했다. 이들은 7일 오전 청사 안에서 자체 회의를 열고 도네츠크 공화국 주권선언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기존 도네츠크 주의회를 대체하는 주민의회 구성을 선포하고 도네츠크 공화국 창설과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 계획을 밝혔다. 시위대는 5월 11일 이전에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 구성된 주민의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으로 러시아군을 평화유지군으로 파견해 달라는 호소문을 채택했다.

시위대는 주정부 청사 건물 앞에 걸려있던 주 깃발을 내리고 정치 단체 ‘도네츠크 공화국’ 깃발을 게양하기도 했다.

도네츠크 주의 이웃 주인 하리코프와 루간스크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이어졌다. 하리코프 주에서는 6일 시위대가 주정부 청사를 점거했다. 3개 주의 반정부 시위대는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 일정을 서로 조율해 발표하는 등 공동보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경제의 핵심인 동부 3개 주가 독립 움직임에 나섬에 따라 크림 반도를 러시아에 내준 우크라이나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하리코프 주는 면적이 3만1400km²로 경상남북도를 합친 것과 비슷한 크기다. 도네츠크 주(2만6517km²)와 루간스크 주(2만6684km²)까지 합치면 남한 면적에 가까운 영토가 우크라이나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다.

한편 러시아는 시위가 발생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국경에서 약 30km 안에 군대를 집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주가 제2의 크림 반도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7일 러시아 주가는 4.46% 떨어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우크라이나#시위대#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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