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추 말레이 여객기 희생자 이름 도용 ‘가짜 페북’ 조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1일 15시 49분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기 희생자들의 이름을 도용한 가짜 페이스북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0일 보도했다. 가짜 사이트들은 대부분 참사가 일어난 당일 만들어졌다.

일반인들이 이 사이트에 접속해 '사고 현장을 찍은 비디오' 등을 클릭하면 온라인 데이트를 주선하는 팝업 광고창이 뜨거나 도박 사이트로 넘어간다. 또 가짜 약품을 파는 외부 웹사이트로 연결되기도 한다.

유럽 여행을 마친 뒤 외할아버지와 함께 호주로 돌아오다 사고를 당한 모(12), 에비(10·여), 오티스(8) 삼남매도 이런 '페이스북 사기'에 이름을 도용당했다. 호주 여성 릴리안 데르덴 씨(Liliane Derden), 영국인 롭 아일리 씨(Rob Ayley) 등 10명 남짓한 희생자들의 가짜 사이트도 함께 만들어졌다. 이들 사이트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댓글이 상당수 올려지기도 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당초 페이스북은 해당 사이트가 희생자의 이름을 도용해 만들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어 삭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피해 우려가 커지자 결국 폐쇄했다. 사이버범죄예방협회 호주 의장인 켄 갬블 씨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MH17기 추락과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인터넷 접속자 수를 늘리기 위한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 온라인상의 사기꾼들이 많다"며 "일부는 이미 개설된 희생자의 사이트를 해킹해 광고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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