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포로셴코, 휴전체제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우크라 대통령실 발표… 러시아는 “사실 아니다” 즉각 부인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휴전에 합의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이 3일 발표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분쟁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휴전에 합의할 수가 없다”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고 CNN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은 이날 보도문을 통해 양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에서의 영구적 휴전에 합의했다”며 “평화 정착을 촉진할 행보에 상호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잠시 뒤 ‘영구적 휴전에 대한 합의’란 표현을 ‘휴전 체제에 대한 합의’로 정정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양국 대통령이 이날 전화 통화를 했다고 소개하면서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 위기 해결 방안에서 상당한 견해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의 휴전 합의 발표가 나오자 바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을 들며 휴전 합의 사실을 부인했다. 반군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블라디슬라브 브리그 공보실장도 휴전 제안을 들은 바 없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고 러시아 관영통신사인 리아노보스티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최근 정부군과 교전 중인 동부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를 계속 부인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어 왔다.

몽골을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현지 기자회견에서 포로셴코 대통령과 통화 내용을 설명하며 휴전체제 성립을 위해 몇 가지 선결조건을 제시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동부지역에서 공격 작전 중단 △휴전 체제 유지와 이를 감시할 객관적이고 국제적인 통제 확보 △민간 공습 중단과 인도주의 구호물자 운송을 위한 통로 제공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제재 방안 중 하나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불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EU 차원에서 러시아가 주최권을 획득한 2018 월드컵과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유럽 프로축구대회 보이콧 카드 사용을 고려 중이라는 것이다.

냉전시절엔 이런 보이콧 사례가 있었다. 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미국 등 60여 개국은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했다. 그 보복으로 소련 등 10여 개국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불참했다.

권재현 confetti@donga.com·유덕영 기자
#푸틴#포로셴코#우크라이나 휴전#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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