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미’ 자살 속출, 시진핑 신뢰 흔들…‘바닥까지?’ 불안 확산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9월 25일 13시 37분


신동아 10월호/현장에서 본 중국 경제위기

중국발 경제위기가 세계에 공포를 안기고 있다. 위기의 중심은 중국 증시 폭락. 수많은 ‘중국인 개미들’은 지금 ‘멘붕’이다. 바닥을 알 수 없다는 게 더 문제다. 중국 현지에선 중국증시 폭락과 경제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취재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정말 잘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급전직하했다. 길을 잃고 헤맨다. 중국 증시 이야기다. 어떤 국내외 경제 전문가나 연구소, 애널리스트도 예측하지 않은 일이라 더 당혹스럽다.

중국 당국은 올해 7% 경제성장을 위해선 내수 살리기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위한 구원투수로 증시를 선택해 적극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려 했다. 중국 증시는 얼마간 이런 기대에 부응했다. 주식 투자로 떼돈 벌었다는 얘기들이 퍼지자 중국인들은 너도나도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다. 큰빚을 내 주식을 사는 사람도 많았다. 중국인들은 원래 돈을 거는 놀이를 좋아한다.

그러던 주가가 갑자기 떨어졌다. 8월 2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8년 만의 최대 폭인 8.49%나 폭락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3000선에서 밀렸다. 9월 초 기준으로 중국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6월 중순의 고점 대비 40% 떨어졌다. 5조 달러가 순식간에 증발했다. 주가 폭락이 중국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는 중국 정부도 당황하는 전혀 엉뚱한 상황 전개다. 경제 분야를 맡고 있는 리커창 총리가 호통을 치며 중국 기업들에 주식을 사라고 독려했고 기업들은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더 떨어졌다. 피해를 보는 중국인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싼후(散戶)’로 불리는 개미 투자자들은 피눈물을 흘린다.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한 6월 중순부터 주식 투자자 40명 가까이가 손실을 비관해 생명을 던졌다.

‘뛰어내리지 말고 기다리라’

동북 지방의 명문대인 랴오닝(遼寧)대 Q교수는 학자답게 이재에는 밝지 못했다.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친한 동료인 H교수가 올해 초 주식에 투자해 몇 달 만에 수익률 500%를 올리는 것을 보고 마음을 달리 먹었다. 급기야 선양(瀋陽)에 있는 학교 근처의 꽤 괜찮은 식당에서 근사하게 밥을 사면서 투자 성공 노하우를 물었다.

“자네는 재주도 좋아. 어떻게 하면 주식 투자로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나. 나도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교수 월급으로는 아이 공부시키기도 힘들어. 도와줄 거야?”

H교수는 호쾌했다.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대답했다.

“주식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지금 우량주를 대량으로 사서 한 달만 갖고 있어봐. 그러면 최소 두 배는 오를 걸? 그때 팔라고. 다른 주식에 투자해도 괜찮고 그만해도 좋아.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오르는 것만은 확실할 것 같아.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들여서 해봐. 지금 주식시장은 폭등하고 있다고. 이럴 때 주식 투자를 하지 않으면 그건 바보 아니면 돈을 증오하는 사람일 거야.”

Q교수는 H교수의 말을 듣고 신천지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 자신만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다. 스스로가 한심해졌고 그간의 무지를 만회하기 위해 거침없이 결정을 내렸다. 그는 맞벌이하는 아내와 함께 모은 알토란 같은 저축 100만 위안(1억8500만 원)에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100만 위안까지 더해 200만 위안을 주식에 투자했다. 곧바로 5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만 위안이 300만 위안이 되는 데 이틀도 걸리지 않았다. 그는 다시 주변 지인들에게 100만 위안을 더 빌려 투자액을 불렸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6월 10일 전후 시점부터 주가는 이상 징후를 보였다. 이어 그의 열망과는 달리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당황한 그는 H교수에게 급히 연락했다. H교수는 천하태평이었다. “원래 주가라는 것은 널뛰기 하는 거야. 그러다 다시 반등한다고. 느긋하게 가지고 있어. 걱정하지 마.”

Q교수는 ‘역시 고수는 다르다’고 연신 감탄하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원금의 반 이상을 날리는 대참사에 직면했다. 더구나 폭락 장세는 멈출 줄 몰랐다. 그가 진 빚은 평생 일해도 갚기 어려운 큰 금액이었다. 결국 그는 조용히 유서를 쓰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상투를 잡은 중국인 개미 투자자의 비극이었다. 최근 중국의 한 지방 소방 당국은 자살을 생각하는 개미 투자자들을 겨냥해 ‘뛰어내리지 말고 반등을 기다리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아내를 죽였습니다”


7월 8일 오후 베이징의 110(한국의 119에 해당)에 40대 중반의 중국인 류(劉)모 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주식 투자에 실패한 제 아내를 죽였습니다”라고 자백하는 엄청난 내용이었다. 류씨에 따르면,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그의 아내는 남들 따라 투자에 나섰다 감당하기 불가능한 수준인 180만 위안의 손실을 봤다. 이어 아내는 “손절매 하자”는 남편 요구도 뿌리치면서 “바닥일 때 더 매입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고 아들 돈까지 끌어와 투자하려 했다. 결국 말다툼이 폭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아내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리커창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
중국 경제를 이끄는 리커창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
중국에서 3000만 명 안팎의 고등학생은 주로 집에서 통학한다. 그러나 일부는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이런 학생들은 집에서 6개월 내지 1년치 학비와 기숙사비, 용돈을 한꺼번에 받는다. 1년치면 대략 2만 위안(약 370만 원) 안팎이다. 그런데 이 돈 가운데 상당액이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대의 고점을 찍은 6월 중순 전후에 증시로 흘러들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교생은 그 무렵 부모로부터 돈을 탔는데, 많은 고교생이 부모를 속이고 그 돈을 주식에 투자한 것이다.

중국에서 미성년자가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일도 아니며 펀드에 집어넣기만 해도 된다. 당연히 이들 고교생은 엄청난 손실을 봤다. 일부는 학비를 못 내고 자퇴했다. 이렇게 주식 폭락이 중국의 민초들에게 준 충격은 실로 엄청나다.

많은 한국인도 중국 증시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에 거주하면서 중국 투자펀드에 돈을 넣어둔 한국인이 적지 않다. 전체 펀드 규모가 7조6152억 원에 달하니 여기에 투자한 사람들은 단순 계산으로 약 3조 원의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 3년 전부터 중국에 꾸준히 투자해온 사람은 그나마 낫다. 이런 사람은 지난 3년간 올린 67.76% 수익률을 다 반납하기만 하면 된다. 올해 초·중순 들어온 사람은 상당한 규모의 원금을 잃었을 것이다.

중국에서 살면서 중국 증시에 투자한 한국인들이라고 용빼는 재주는 없다. 수만 명에 달하는 이들은 지금 가슴을 친다.

상하이에서 주가선물 투자와 주식 투자를 병행하는 한국인 슈퍼 개미 Y씨. 경제학 석사인 그는 지난 8년간 상하이에서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어 세금만 1000만 위안(약 185억 원)을 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폭락사태 때 투자금의 절반인 2000만 위안을 날렸다. 중국 금융 당국은 주가선물 투자가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이라고 인식해 투자수수료를 10배나 인상했고 계약건수를 10분의 1로 제한했다. 이 조치에 따라 그의 회사는 존립마저 위태롭게 됐다. 그는 “피눈물이 난다. 8년 공들인 탑이 무너졌다. 선물투자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예 투자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제 중국에선 손을 털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8월 31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백화점 출입문이 자물쇠로 닫혀 있고 간판도 뜯겨 있다.
8월 31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백화점 출입문이 자물쇠로 닫혀 있고 간판도 뜯겨 있다.

“공산당도 못 움직여”

Y씨처럼 난다 긴다 하는 전문가가 이러니 중국 내 한국인 개미 투자자의 손실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40대 중반 여성 황모 씨는 대기업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베이징에 체류하다 아이들 교육 문제로 눌러앉았다. 늘 수억 원대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었다.

5월 말 황씨는 “더 오를 것이 분명하다”며 중국 증시에 뛰어들었다. 조금의 등락에도 팔고 사기를 되풀이하는 전형적인 단타매매 패턴으로 잠깐 재미를 봤다. 하지만 6월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폭락 장세로 원금을 대거 까먹었다. 그러다 8월 24일 블랙 먼데이에 완전히 치명타를 입었다. 그는 현재 원금의 70% 가까이 손실을 봤다. 한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에선 ‘주식계’를 하는 한국인 주부가 많다. 이들 대부분이 엄청난 손실로 인해 끙끙 앓고 있다.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해 현지에서 “상장된 개별 중국 기업들, 전체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 중국인 증시 전문가는 “절대권력을 가진 중국 공산당이라도 증시를 마음대로 움직이지는 못한다. 주식시장에선 이윤만을 좇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까진 그럭저럭 잘나가는 듯했다. 7% 성장에 무리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이 1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수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5.5% 줄어든 1968억 달러에 머물렀다. 2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달을 밑돈 수준으로,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수입액은 수출액보다 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8월의 경우 전년 같은 달보다 13.8% 준 1366억 달러에 그쳤다.

막강 대기업들의 잇단 몰락

중국의 국가 부도 위험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그것보다 높아졌다.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의 경우 9월 7일 중국이 120.8bp(1bp=0.01%포인트)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1.5bp, 116.0bp보다 더 높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이 수치는 두 나라보다는 훨씬 양호했다.

중국 은행의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공상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494억 위안으로, 증가율이 0.7%에 그쳤다. 농업은행의 실적은 더 참담하다. 2014년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은 13%였으나 올해 상반기엔 0.3%에 불과하다. 현지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기업, 개인의 부채는 172조 위안으로 중국 GDP의 2.8배에 이른다.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특히 기업 부채는 GDP의 최소 120%, 최대 1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문가는 “정부 주도 계획경제 체제 하에서 시장 수요를 읽지 못한 과잉투자가 더러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빚 때문에 쓰러진 기업이 자주 나오고 있다. 상더(尙德)는 한때 세계 태양광 시장을 제패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중국 최고 기업으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얼마 전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창업주 스정룽은 중국 최고 재벌에서 급전직하해 요즘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산시(山西)성 최대의 철강업체인 하이신의 사례도 중국 기업이 어느 정도 빚에 눌려 있는지 잘 말해준다. 이 회사는 2012년까지만 해도 산시성 세수의 상당 부분을 충당해준 막강한 회사였으나 이후 차입경영으로 법정관리를 받는 신세가 됐다. 34세의 그룹 총수 리자오후이는 은행의 빚 독촉에 시달리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거품이 끼어 있다”고 말한다. 몇몇 한국인 주재원은 “중국 고층빌딩의 공실률이 높은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만약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미국 모기지 사태에 버금가는 충격파가 중국 사회를 강타할지 모른다. 도무지 신뢰하기 어려운 중국 정부의 각종 통계 수치는 지난해까지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여겨졌지만, 요즘 들어선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정부의 유별난 관치금융은 증시 폭락의 1차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6월 중순부터 증시가 폭락할 때마다 초강력 증시부양책을 내놨다.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내렸을 뿐 아니라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대규모 유동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퇴직기금까지 투입했다. 최근엔 증시가 급락과 급등을 거듭할 때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은 신통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중국 내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기 진작을 위해 인위적으로 증시를 과열시킨 것이 이번 폭락의 원인이 됐다고 본다. 더구나 중국 정부는 서민들에게 빚을 내 주식에 신속히 투자하도록 신용거래까지 부추겼다.

개미 투자자가 80%를 차지하는 중국 증시의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원래 개미 투자자는 부지런하지만 참을성이 부족하다. 조금 오르거나 내리면 바로 팔아버린다. 시장이 진득하게 유지되기 어렵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의 구진쥔 차장은 “개미 비중이 높은 것은 증시에 바람직하지 못하다. 변동성이 심할 수밖에 없다. 기관투자가가 늘어나야 중국 증시가 안정된다”고 말했다.

리커창 희생양 만들기?


증시 폭락은 중국 경제에만 타격을 준 것이 아니다.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흠집을 냈다. 중국 내에선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중국인은 이번 사태로 그에 대한 신뢰를 접었다고 한다. 일부는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한 그의 정치력을 원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번 사태로 점수를 많이 까먹었지만 여전히 공산당과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구나 그는 정 안되겠다 싶으면 외견상 경제 전반을 책임지는 리커창 총리를 희생양으로 만들 수 있다. 베이징 조야에선 ‘리 총리가 조만간 경질될 것’ ‘2017년 가을에 열리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를 통해 리 총리가 모양새 있게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리커창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중국 정부가 좀체 하지 않는 개각을 통해 민심을 수습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런민(人民)대 교수는 “이번 사태로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위상이 다소 흔들린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권력구조가 바뀌는 일은 없다. 이는 엄청난 사건이 된다. 부득이하면 경제 전반을 맡은 고위급 인사가 책임지면 된다”고 했다.

9월 중순 현재 중국 증시 규모는 GDP 규모에 못 미친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이 GDP의 3.5배, 한국이 1.5배인 데 비하면 다소 비중이 낮다. 한 중국인 증시 전문가는 “중국이 강력한 관치 금융 시스템하에 있고 시장경제로 진입하지 않은 사실을 감안하면 이 정도가 딱 맞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상하이종합지수 3000 전후가 정상이고, 최고점인 5000 이상은 거품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증시 폭락은 상투를 잡은 개미들에게는 안된 말이지만 증시가 정상을 찾아가는 과정인지 모른다. 연초 상하이종합지수가 3100 전후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 다른 말로, 앞으로 중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지표가 나아진다고 해도 3500 이상은 거품이라는 이야기다. 이 전문가는 “중국 경제가 바닥으로 처박히는 징후가 현저히 나타나면 2000선 아래로 떨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 경제에 재앙이 시작될지 모른다. 지표가 개선되지 않는 한 불안감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에 옮겨 붙지 않게…”


황장수 미래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 증시는 이번에 상장회사들이 ‘우리 주식이 폭락할 것 같으니 거래정지를 시켜달라’고 하자 정말 정지시켜줬다. 이런 나라가 중국 말고 어디 있나. 중국 정부가 이렇게 주식시장을 주물러오다 한계에 직면했다”며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10명 남짓한 경제 담당 고위 정치인과 관료가 국가 경제 전체를 통제해왔다. 그러나 이제 중국 경제는 이들 소수의 능력으론 감당이 안 되는 수준으로 커졌다. ‘중국의 공산당 일당독재가 과연 지금의 중국 경제에 적합한가’ 하는 의문이 발생할 것이다. 중국은 주식시장과 실물경제 양쪽에서 위기를 맞았다. 지표가 이를 증명한다. 중국 자본이 요즘 해외자산 매입에 열을 내는 것도 중국 내엔 안전자산이 별로 없음을 보여준다.

한국 경제와 중국 경제는 지금 긴밀히 연결돼 있다. 중국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 그 위기가 우리 쪽에 옮겨 붙지 않도록 할 방법을 시급히 마련해둬야 한다.”

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hanmail.net
<이 기사는 신동아 2015년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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