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통제불능” 시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4일 03시 00분


아베의 IOC총회 발언 정면 부인
美서 초빙한 전문가도 “상황 심각”

일본 도쿄전력의 임원급 연구원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 통제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시타 가즈히코(山下和彦) 도쿄전력 연구원은 이날 후쿠시마 현 고리야마(郡山) 시에서 열린 민주당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관한 대책본부’ 회의에서 오염수 문제에 대해 “지금 상태는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마시타 연구원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廢爐)를 위한 장기대책을 총괄하고 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오염수 영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항만 내 0.3km² 범위 내에서 완전 차단되고 있다”고 한 말을 정면에서 부인한 것이다. 도쿄전력도 12일 “외부 바다로 유출된 삼중수소가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혀 아베 총리의 발언을 부인했다.

도쿄전력이 오염수·탱크 대책본부의 전문가로 미국에서 초빙한 레이크 배럿 씨도 12일 후쿠시마 원전을 살펴본 뒤 “미국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을 감싸고 있는 전용항만 바깥 바다로 직접 연결된 배수구에서 11일 채취한 물에서 스트론튬 등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물질이 L당 220Bq(베크렐·방사성물질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검출됐다고 밝혔다. 스트론튬 등 방사성물질의 일본 법정 방출 기준치는 L당 30Bq, 반감기는 29년으로 인체에 흡수되면 뼈에 축적돼 골수암 백혈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일부가 바다로 흘러나갔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후쿠시마 제1원전 앞에 높이 15m의 방조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쓰나미(지진해일)가 다시 원전을 덮치면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대량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방사능#후쿠시마#오염수#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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