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이 정권을 내준 지 39개월여 만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정권을 탈환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총재는 5년 3개월 만에 다시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전후(戰後) 물러났던 총리가 재(再)등판한 것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에 이어 두 번째다. 극우 공약을 쏟아낸 그의 부활로 동북아에는 격랑이 예상된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16일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민주당 대표직을 사임했다.
16일 지역구 300석, 비례대표 180석 등 총 480석을 놓고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제1야당인 자민당은 17일 오전 1시 현재 289석을 확보했다. 단독 과반수를 너끈히 확보한 데 이어 국회 상임위원회의 모든 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는 269석을 넘어섰다. 개표가 완료되면 연립 상대인 공명당과의 의석을 합쳐 3분의 2 의석인 320석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중의원에서 헌법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고 참의원에서 법안이 부결돼도 중의원에서 재가결할 수 있다. 자민당은 1955년 이후 54년간 정권을 유지하다 2009년 민주당에 참패해 정권을 내줬었다.
선거 승리를 이끈 아베 총재는 26일 소집될 총리 지명 중·참의원 특별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될 예정이다. 그는 내년 1월 제일 먼저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중국 견제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재는 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유신회와 헌법 96조 개정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96조는 헌법 개정 요건을 규정한 조문으로 먼저 이를 완화해 전쟁금지와 군대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 9조 개정으로 나가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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