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우익… 두번째 총리직 오르는 아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아베 외조부 총리-부친 외상 지내… 39세 정계 입문해 초고속 성공
역사교과서 왜곡 후원하기도

총선 압승으로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아베 신조(安倍晋三·58) 자민당 총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문 북한 극우 등 3개 키워드를 알아야 한다.

먼저 그의 집안 배경. A급 전범이었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가 외할아버지, 자민당 총재 후보였던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이 아버지다. 할아버지 아베 히로시(安倍寬)도 중의원 의원을 지냈다. 세습 의원이 약 15%인 일본 정계이지만 아베 가문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1993년 부친이 사망한 뒤 물려받은 선거구인 야마구치(山口) 현 4구에서 처음 당선돼 현재 7선이다. 첫 중의원 의원 당선 당시 나이는 39세로 정치 명문가 출신치고는 늦깎이 입문이었지만 이후 초고속으로 질주한다.

이번 총선 승리에도 한 요인이 된 것처럼 그의 정치적 성공 가도를 돕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북한’이었다. 2002년 9월 관방부(副)장관이던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를 따라 북한으로 갔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북-일 평양선언’에 서명하려 할 때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사과하지 않으면 평양선언에 서명해서는 안 된다”고 우겼다. 이때 일본 국민의 뇌리에 북한에 대해 할 말을 하는 ‘아베 신조’라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단체인 잇스이카이(一水會)의 기무라 미쓰히로(木村三浩) 대표가 일본 정치인들의 우익성을 평가한 결과에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뼛속까지 골수 우익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는 헌법 개정을 통한 국방군 보유를 주장하고 집단적 자위권 확보를 주장한다. 한국과 중국이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면 ‘내정 간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1997년에는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모임’을 결성해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역사교과서 왜곡을 열심히 후원하기도 했다.

아베 총재는 세이케이(成蹊)학원의 초중고교를 졸업한 뒤 세이케이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부인 아키에(昭惠·52) 씨는 전 모리나가제과 사장의 장녀로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아키에 씨는 탤런트 박용하의 열렬한 팬이었지만 최근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서 한국어 공부나 한국 드라마 시청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총선#자민당#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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