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신문 ‘총리동정’으로 본 아베, 지난해 골프친 횟수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16시 03분


일본인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났는지를 알려면 다음날 조간을 보면 된다. ‘총리동정’란에 총리의 일거수일투족이 분단위로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4일 아베 총리의 지난해 ‘총리동정’을 제1차 아베 정권(2006년 9월), 제2차 정권(2012년 12월) 출범 후 첫 1년간과 비교분석해 실었다.

분석 결과 지난 1년간 아베 총리는 관저 집무실에서 외무차관과 자위대의 톱인 통합막료장(합참의장)을 부쩍 많이 만났다. 최근 그의 관심사가 외교와 군대(자위대) 문제에 쏠려 있음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에는 외무차관과 연간 40회 만났으나 2차 집권기에는 99회, 지난해는 119회 만났다. 특히 지난해는 이세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의 히로시마 및 진주만 회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일 등 큰 외교 일정이 이어졌다.

아베 정권이 외교를 정권유지의 카드로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아베 2차 정권 은 ‘지구의를 내려다보는 외교’를 내걸고 500회 이상 각국 정상과 회담했다. 외무성 실무를 총괄하는 외무차관과의 접촉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 총리관저 간부는 “외교 무대에서는 정보량이 승부를 가른다”고 지적했다.

통합막료장과는 1차 정권에서는 한번도 만나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는 56회를 만났다. 2013년도에 신설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는 통합막료장도 출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전보장관련법에 기초한 신임무인 ‘출동경호’를 자위대에 부여하는 사안, 북한에 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구마모토(熊本) 지진 등 자위대가 관련된 사안이 많았다.

한편 틈만 나면 ‘아베노믹스’를 내세우는 아베 정권이지만 지난해 재무차관과는 33회, 경제산업차관은 8번만 만났다. 아베의 복심인 경제산업성 출신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수석비서관이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부흥(복구)의 가속’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지난해 부흥청 사무차관과는 차관교체 때 1번 만났다.

정권이 안정될수록 골프를 즐기는 횟수도 늘어났다. 아베 총리는 1차 정권에서는 1번밖에 못나갔던 필드에 2차 정권에서는 14회, 지난해는 16회 나갔다. 총리 재임기간을 통틀어 함께 골프를 친 사람 순위는 히에다 히사시(日枝久) 후지TV회장과 미타라이 후지오 경단련 명예회장이 각 7회,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가케학원 이사장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장관이 각 4회를 기록했다. 이중 가케 고타로 이사장 소유의 가케학원은 지난 1월 일본에서 52년만에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받아 “아베 총리와의 친분 덕 아니냐”는 논란을 빚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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