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도쿄도의회 선거… 고이케 신당 지지율, 자민당 추월
아베, 스캔들에 측근 막말 겹쳐… 고이케, 개혁 행보로 인기 몰이
과반 달성땐 정계 개편 급물살… 아베 “지방 선거일 뿐” 의미 축소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도쿄(東京)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가 집권여당인 자민당을 넘는 의석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현저한 격차로 승리할 경우 고이케 지사의 ‘돌풍’은 ‘태풍’으로 바뀌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1강(强) 체제’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3∼25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도민퍼스트회의 지지율이 26%로 자민당(23%)을 앞섰다고 26일 보도했다. 도민퍼스트회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4%포인트 오른 반면에 자민당은 2%포인트 떨어져 지지율이 역전됐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도 도민퍼스트회의 지지율(27%)이 자민당(26%)을 앞섰다. 니혼게이자이와 산케이신문 조사에서도 도민퍼스트회가 근소하게 자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는 각 25%로 양 진영이 동률이었다.
도민퍼스트회의 약진은 아베 정권과 자민당에 대한 실망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많다.
아베 총리가 지인이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은 총리가 19일 직접 사과했음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내각 지지율은 최대 10%포인트 급락하면서 일부 조사에서 30%대로 추락했다.
22일에는 ‘아베 키즈’로 불리는 도요타 마유코(豊田眞由子) 중의원 의원이 비서에게 폭언, 폭행을 일삼은 녹취 파일이 등장해 충격을 줬다. 도요타 의원은 열두 살 많은 비서에게 ‘이 대머리야’, ‘너는 살 가치도 없다’며 소리를 질렀다.
고이케 지사의 개혁적 언행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지난해 취임 후 자신의 급여를 절반으로 깎은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공용차 폐지, 정무활동비로 식사 금지, 상임위 인터넷 중계 등 의원 특권 폐지를 약속했다. 또 공천 후보 3분의 1을 여성으로 채웠다.
정계의 관심은 50명의 후보를 낸 도민퍼스트회가 공명당과 함께 과반수(64석) 의석을 차지할지에 쏠린다. 공명당은 전통적으로 자민당과 공동보조를 취해 왔으나 이번에는 고이케 진영과 손을 잡았다. 과반 목표를 달성할 경우 고이케 지사를 중심으로 정계 개편 움직임이 일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선거에 ‘올인(다 걸기)’ 한 고이케 지사는 26일에만 세 곳을 돌며 “우리 후보 중에는 폭언, 폭행을 하는 여성 후보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23일 선거 고시 이후 한 번도 지원연설을 하지 않았다. 스캔들에 시달리는 처지다 보니 오히려 후보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에 대해서도 ‘어디까지나 지방 선거’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다만 측근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5일 지원유세에서 “급하게 설립된 정당에 도정을 지지할 힘은 없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변수는 아직 의향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자체 조사에서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57%에 이르는데 각 진영이 앞으로 이들을 얼마나 설득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고이케 지사의 지지율이 60%대로 다소 떨어진 것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고이케 지사가 이달 초 자민당 탈당계를 내면서 자민당 지지자 일부가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민당과 고이케 진영의 대립이 격화될 경우 추가로 자민당 지지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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