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이 이달 초 도쿄(東京) 도의회 선거에 이어 23일 치러진 미야기(宮城) 현 센다이(仙臺) 시장선거에서도 패했다. 이달에만 2연패를 기록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센다이 시장 선거에서 민진당 등 야당이 지원한 무소속 고리 가즈코(郡和子) 후보가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이 밀었던 스가와라 히로노리(菅原裕典)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고리 당선자는 민영방송 아나운서 출신으로 민주당 소속으로 4차례 중의원 의원을 지냈다. 2006년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수요집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가 하루 빨리 사죄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한 적도 있다.
고리 당선자 측은 기자회견에서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이 결집했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반면 패배한 스가와라 후보 진영에서는 “국정의 영향이 지방선거에 미쳤다”며 아베 정권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패인으로 지목했다.
아베 총리는 지인이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에 수의학과 신설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으며 지지율이 20%대 중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24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지율은 내려가고 선거에서는 지고 있다. 수장을 바꾸지 않으면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는 이길 수 없다”는 자민당 간부의 발언을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24, 25일 국회에 출석해 학원 스캔들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다음 달 3일에는 개각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거나 더 하락할 경우 당내에서는 ‘포스트 아베’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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