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말부터 ‘비핵화 릴레이 정상외교’]
靑, 백악관과 문재인 대통령 방미 협의…“트럼프만 만나고 바로 귀국할수도”
中도 릴레이 회담 참여땐 판 커져
임종석 “판문점 회동 아주 효율적”… 3월말 고위급회담 대표는 조명균
“지금과 같은 국면이 올 거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앞으로의 전개 양상도 더 급박하게 돌아갈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4월 말부터 연이어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한일 정상회담도 추진하기로 하면서 4월 말부터 한 달간 북한과 한미일 사이 북핵 해법을 놓고 숨 가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靑 “북-미 회담 전에 한미 회담 해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6일 준비위원회 첫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열고 “가급적 한미 간에 핵심 의제로 실무형이라도 정상회담이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핵심 의제는 당연히 비핵화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도, 준비도 촉박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동을 추진하는 것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미국과 긴밀히 공유해 결국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비핵화 움직임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미 실무선에서 백악관과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만 만나고 곧바로 귀국하는 ‘원포인트 방미 일정’이 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향후 대화 국면에 대해 논의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가급적 이른 시기에 개최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와 별도로 조기에 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도록 실무진 차원에서 날짜를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추진할 계획이다. 비핵화를 위한 사상 첫 남북, 한미, 한일, 북-미 정상의 릴레이 회담이 펼쳐지는 셈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도 전격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 ‘판문점 정상회담’ 정례화 추진
청와대는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임 실장은 “(우리가) 북쪽으로 가거나, 남쪽으로 북측을 초청하는 것보다 모든 면에서 아주 효율적이기 때문에 판문점 정상회담이 자리만 잡을 수 있다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정례화’를 언급한 것은 복잡하게 얽힌 남북, 북-미 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당일치기 회담’ 가능성이 높은 이번 만남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또 이번에 대화 의제가 비핵화에 집중되는 만큼 경제협력과 평화체제 마련 등 향후 이행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추가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남북 고위급 회담도 이어진다. 다음 주에는 우리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의 방북 협의를 위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달 말에는 정상회담 준비 협의를 위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측과 협상에 나선다. 청와대는 “통일부, 국가정보원을 비롯해 공개, 비공개, 고위급 등 필요할 때 협력할 수 있는 체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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