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戰後 태어난 첫 日王… 부친처럼 평민과 결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일 03시 00분


[日 레이와 시대 개막]평화-호헌 주장… 개혁적 성향
한중일 콘서트서 비올라 연주도

일본 쇼와(昭和·히로히토·재위 1926∼1989년) 일왕은 패전국이 된 뒤인 1946년 1월 1일 자신이 ‘신’이 아님을 천명하는, 이른바 ‘인간 선언’을 해야 했다. 그해 11월 제정된 현행 헌법 제1장 제1조는 ‘일왕은 일본국의 상징이자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규정했다.

현행 헌법 아래에서 처음 일왕으로 즉위한 아키히토(明仁)는 처음부터 신이 아니라 인간인 일왕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그의 행보는 과거와 달랐다. 왕세자 시절인 1959년 평민 출신인 쇼다 미치코(正田美智子)와 결혼했다. 일본 왕실이 민간에서 배우자를 선택한 것은 처음이었다. 미치코 왕비는 자녀를 낳은 후 직접 품 안에서 키웠다. 그 전까지는 왕실 규범에 따라 부모가 자녀와 떨어져 양육해 왔다.

나루히토(德仁) 왕세자는 부친인 아키히토 일왕과 심리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친의 철학과 행동을 배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루히토 왕세자도 부친과 마찬가지로 평민과 결혼했고 ‘평화’, 호헌(護憲)을 주장해왔다. 성격은 개혁적이고 소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친과 마찬가지로 일본 국민으로부터 폭넓은 인기와 존경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나루히토 왕세자가 레이와 개막에 맞춰 새 일왕으로 즉위해도 부친의 행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1960년생으로 ‘전후세대’여서 전쟁에 대한 부채의식은 부친보다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경험이 있어 부친보다 리버럴한 사고방식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2007년 도쿄에서 개최된 ‘한중일 우정의 가교 콘서트 2007’에서 정명훈 씨와 함께 비올라를 연주하며 양국 우호를 호소한 바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나루히토#한중일 콘서트#일본 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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