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김정은과 조건없이 만나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일 03시 00분


[文대통령, 사회원로와 대화]
北-日정상회담 적극적 손짓… “국교정상화-납북자 해결 희망”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조건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피력했지만 ‘무조건(無條件)’이란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주체적으로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북-일 간 불신의 껍질을 깨기 위해 내가 김 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미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다만 지난달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로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일본만 북한 정상을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소외 가능성을 우려해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또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평양선언을 협상의 기초로 삼아 국교를 정상화하고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는 “국가에 대해 무엇이 최선인지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고이즈미 총리 시절 납북자 13명 중 5명을 일본에 돌려보냈다.

일본의 유화적 움직임은 최근 공개한 2019년 외교청서에도 나타난다. 일본 정부는 ‘중대하고 절박한 위협’, ‘최대한의 압력’ 등 북한과 관련한 부정적인 표현을 없앴다.

교도통신은 북-일 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올해 여름 참의원 선거 이전보다는 내년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1일 전망했다. 김 위원장을 올림픽 개회식, 폐회식에 초청해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아베#김정은#북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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