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미복을 입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일본에서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 새로운 ‘레이와(令和, 일본 연호) 시대’를 축하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오후 1시 도쿄 지요다(千代田)의 고쿄(皇居·황거)의 옥좌 ‘다카미쿠라(高御座)’에 앉아 즉위를 선언했다. 다카미쿠라는 가로, 세로 각각 6m의 단상 위에 의자를 둘러싼 팔각형의 장막이 설치돼 있다. 왕비 마사코(雅子)는 다카미쿠라의 절반 규모인 ‘미초다이(御帳臺)’에 나란히 앉았다.
나루히토 일왕은 “아버지인 아키히토(明仁) 상왕이 30년 이상 재위기간 동안 언제나 국민과 세계평화에 함께한 모습을 보여오셨다”며 “그 점을 마음에 새기고 국민에 다가가며 헌법에 따라 일본 국민의 통합의 상징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선언 후 연미복을 입은 아베 신조 총리는 “일왕께서 상왕이 걸어온 것을 마음을 두고 국민 행복과 세계 평화를 항상 기원하고 국민과 함께 일본 헌법을 지키며 상징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더 발전해 국제사회 우호와 평화, 인류의 복지와 번영에 기여할 것을 염원하는 마음을 듣고 경외의 마음을 한층 더 새롭게 할 것”이라고 축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축사 후 입법, 행정, 사법 3부 수장의 만세삼창이 이어졌다.
이날 즉위식에는 이 총리와 찰스 영국 왕세자, 왕치산 중국 부주석, 일레인 차오 미국 교통장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아웅 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등 174개국 외국 축하 사절 400여명을 포함한 2000여명이 참석했다.
즉위식은 30여분간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지만 이 총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총리는 이날 새벽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직전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나루히토 일왕을 황태자 시절 브라질에서 만났는데 그 따뜻함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레이와 시대에 일본 국민들이 활기차고 행복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상왕 즉위식을 특파원으로 취재했고 이번에 정부대표로 참석하게 됐다”며 “귀중한 인연이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총리는 1990년 11월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시절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즉위식을 보도 한 바 있다. 나루히토 일왕 부친의 즉위식을 보도했던 이 총리가 29년이 지나 아들의 즉위식에 총리 신분으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즉위식의 꽃으로 불리는 ‘축하어열식(祝賀御列の儀)’은 앞서 태풍 하기비스로 인한 피해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로 인해 다음 달 10일로 연기됐다.
축하 어열식은 일왕 내외가 도요타 세단 센추리를 개조한 오픈카를 타고 약 30분간 도심 4.6km 구간을 도는 카퍼레이드 행사다. 이 행사를 보기 위해 일본 전역의 국민들이 수도인 도쿄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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