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 내년까지 325억원 투입… 반도체 핵심소재 공급처 다변화
글로벌 화학소재기업인 미국 듀폰이 충남 천안에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으로 삼은 3대 핵심소재 중 하나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존 켐프 듀폰 사장이 한국 투자를 확정짓고 KOTRA에 투자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듀폰은 내년까지 325억 원을 들여 천안에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R&D)과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소재 업계에서는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하는 데에 3∼5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의 핵심 소재로 반도체 웨이퍼 위에 회로 모양을 그릴 때 쓰인다. 일본의 신에쓰, JSR 등이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다. 2018년 국내에 수입된 3억2069만 달러(약 3700억 원)어치 중 일본산이 93.2%를 차지할 정도로 대일 의존도가 컸다. 수출 규제 이후 국내 업체는 벨기에와 일본의 합작법인을 통해 우회 수입하거나 일본 정부가 제한적으로 허가하는 물량으로 버텨 왔다. 지난해 12월 일본이 포토레지스트에 한해 수출 허가를 일부 완화했지만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듀폰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나서면 삼성과 SK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가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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