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일간지 “계약금 지불… 곧 선적”
팔레스타인 사망자 1000명 넘어… 反이스라엘 시위 지구촌 확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북한 무기 수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서방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레바논에 있는 무역회사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통신장비 등 수십만 달러 규모의 무기를 들여가는 거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현찰로 계약금을 지불했고 북한은 곧 가자 지구로 보낼 무기 선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다량 발사하면서 로켓 재고를 채우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 소식통은 “이슬람 무장단체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북한은 확실한 무기 공급처”라고 말했다. 2009년 지대지 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산 무기 35t을 실은 화물기가 태국 방콕에서 적발되면서 북한과 하마스 간 무기 거래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한편 인도주의 차원에서 24시간 동안 정전하자는 유엔의 26일 제안을 거부했던 하마스는 27일 뒤늦게 수용했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오후 2시(한국 시간 27일 오후 8시)부터 24시간 정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군사행동을 계속하는 등 정전 요건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하마스를 비난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26일 유엔의 24시간 정전안을 먼저 받아들였다. 그러나 일방적인 정전에 들어간 이후에도 하마스가 로켓 공격을 계속하자 육해공군을 동원한 군사작전을 재개했다. 시신 수습이 추가로 진행되면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1060명으로 집계됐고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군인 43명을 포함해 46명으로 늘었다.
반(反)이스라엘 시위도 세계 각지에서 이어졌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당국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26일 최대 5000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이스라엘은 암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독일 베를린, 이란 등지에서도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유럽에서 유대인 증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 시위에서는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를 찬양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리기도 했다. 나탄 샤란스키 전 이스라엘 부총리는 최근 기고문에서 “유럽에서 유대인 종말의 시작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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