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신호에서 ‘메르켈이 어떻게 그리스와 유럽에서 실패했나’라는 제목으로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는 자신의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우지 못했다. 그의 무능은 그리스 위기를 더 악화시켰다”며 매섭게 몰아세웠다.
주지하다시피 독일은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으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사실상 독일이 그리스의 해법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독일 총리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는 방임의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이런 리더십은 모든 사람이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때는 효과적이지만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처럼 극단적인 사람에게는 한계를 드러낸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에서 경제적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노동시장 개혁과 공기업 민영화, 긴축예산 등을 주장했고 이런 방법으로 적절하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에선 이런 방식이 작동하지 않았다. 채권자의 요구는 약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했다. 복지 혜택에 익숙한 그리스에서 고통을 요구하는 해법은 강한 반발에 부닥쳤다. 메르켈 총리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으나 국내에서 하던 방식대로 부드럽게 문제를 풀려고 시도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는 용기를 가지지 못했다. 그리스에 안전한 유로존의 길을 제시할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가 위기 해결의 전면에 적극 나서지 않고 보좌진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전문가 집단 뒤에 숨어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슈피겔은 “그리스의 위기는 리더십과 계획을 요구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어느 것도 제시하려 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 뒤에 숨었다”고 지적했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에게 유럽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강한 확신 등 유럽 대륙에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