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같은 시리아 사람들은 결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 전쟁을 피해 인간다운 생활, 더 나은 삶을 찾아서 고국을 떠나야 했던 불쌍하고 선량한 시민일 뿐입니다.”
시리아 난민 후삼 알 루스톰 씨(36)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 저지시티 저널스퀘어플라자 빌딩 안에 있는 난민정착지원센터에서 뉴욕 주재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회견을 가졌다. 그는 시리아-요르단 국경지대 난민촌에서 지내다가 올 6월 부인과 7세 아들, 4세 딸을 데리고 미국에 왔다. 루스톰 씨 가족처럼 2013년 시리아 내전 이후 최근까지 미국 땅을 밟은 시리아 난민은 약 1500명에 이른다.
루스톰 씨는 “시리아 내전이 터지기 전까지 나는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평범한 시민이었고 우리 가족은 행복했다. 그러나 전쟁과 테러가 그 모든 것을 앗아갔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고국을 떠나기로 결심했고 요르단 국경까지 가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시리아) 전체가 파괴됐고, 곳곳에 시체 더미들이 널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자유의 공기를 느낀다”고 짧고 강하게 대답했다. 특히 “아들이 자폐아다. 시리아에선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곳 미국에선 너무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아들이 학교도 잘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리 테러 이후 생활의 변화가 없느냐’는 물음엔 “지역주민들이 여전히 친절하고 따뜻하게 우리를 대해준다. 우린 테러리스트가 정말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포함해 ‘시리아 난민 수용 거부’ 의사를 표명한 미국 주가 30곳을 넘는 현실에 대해선 불안감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지금 너무 행복하다. 하지만 시리아로 쫓겨나지 않을까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센터 마무드 마무드 국장은 “미국으로 오는 시리아 난민은 1년 넘게 유엔과 미국 정부의 인터뷰와 신원 검증 절차를 거친다. 유럽 국가들의 난민 수용 상황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미국 정치인들이 구체적인 현실을 알고 정책을 결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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