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의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확산되면서 정부가 올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경유택시 지원 정책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자동차 및 택시업계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경유택시가 환경 문제까지 부각돼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30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5개 자동차 생산업체 가운데 경유택시를 생산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환경부 당국자는 “지난달 공문을 보내 경유택시 추진 현황을 점검한 결과 향후 생산 계획을 밝힌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유택시는 국토교통부가 택시 연료를 다변화한다는 등의 이유로 전국에 매년 1만 대를 보급하겠다며 내놓은 사업이다. 9월부터 신규 경유택시에 L당 345.54원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최근 폴크스바겐 사태로 ‘클린 디젤’의 신화가 깨지면서 경유택시가 배출하게 될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PM) 등 유해 배기가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거액의 예산을 들여 대기질 개선 사업을 해온 지방자치단체들도 잇달아 경유택시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환경부가 7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에서 택시의 허용 조건을 강화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생산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환경부 안팎에서는 이번 기회에 경유택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경유택시는 지금까지 10년간 대기질 개선에 2조3000억 원을 쏟아 부은 정부의 환경 정책과도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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