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8월 2일 인증취소 확정… 계속 판매땐 차종당 100억 과징금
박영선, 미국식 집단소송법 발의
불법 서류 조작이 드러난 폴크스바겐이 자동차 인증을 재신청할 경우 정부가 평소보다 더 까다로운 절차를 적용해 검증하기로 했다. 만약 폴크스바겐이 인증 취소에 불복해 소송을 내고 제품을 계속 판매하면 과징금 한도를 10배로 올린 개정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폴크스바겐의 국내 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시험 성적서를 조작해 국내 인증을 받은 32개 차종 79개 모델의 자동차 인증을 다시 신청할 경우 ‘실제 확인검사’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인증은 서류검사와 실제 확인검사로 나뉘는데, 통상 97%는 서류검사만으로 통과된다. 하지만 환경부는 폴크스바겐 제품 중 엔진 종류가 다른 것들은 전부 실제 확인검사를 거치도록 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12일 폴크스바겐에 인증 취소 방침을 통보했고, 다음 달 2일 이를 확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폴크스바겐이 인증 취소 및 판매 정지 처분을 받아들이지 않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해 차량을 계속 판매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개정 대기환경보전법이 시행되는 28일 이후에도 폴크스바겐이 해당 차종을 계속 판매하면 차종 1개당 과징금 상한을 100억 원(현행 1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한 조항을 적용할 방침이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폴크스바겐은 국내 인증에 소요되는 시일을 단축하려고 독일에서 판매한 차종의 시험 성적서를 그대로 들여와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기 때문에 정부가 최종적으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날 대표 당사자의 피해가 인정되면 피해 집단 전체가 배상받을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미국식 집단소송제를 모델로 한 집단소송법은 개개인이 소송을 하지 않더라도 대표 당사자가 소송에서 이길 경우, 피해자 전원에게 판결의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박 의원은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국민에게 광범위하게 피해를 끼친 사건에 대해 가해자의 배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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