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는 파리 20개 구 중 11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89명이 숨진 바타클랑 극장을 포함해 13일 테러에서만 5곳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15일 파리 11구가 고급스럽고 다양한 문화가 녹은 ‘부르주아의 친밀감’이 느껴지는 동네로 자유분방한 토박이들이 사는 뉴욕 맨해튼의 ‘이스트빌리지’와 비슷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NYT 기자가 11구에서 만난 파리인들은 이번 테러를 “파리지앵의 삶에 대한 모독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1월 발생한 시사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사무실도 파리 11구에 자리를 잡고 있다. 바타클랑 극장뿐만 아니라 카페 본비에르도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다. 이번 테러는 올 1월 무장 괴한들의 총기 난사로 17명이 숨진 샤를리 에브도의 충격을 서서히 잊고 점차 안정을 되찾는 시민들에게 더 큰 분노를 안겨줬다. 영화감독이자 블로거인 마이 후아 씨는 “이곳이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려는 사람들도 북적이기 때문에 테러리스트들이 다시 노렸다”며 “그들은 샤를리 에브도 사건 이후에도 프랑스인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생물공학 분야에서 일하는 파리지앵 뱅자맹 하디다 씨(27)는 이번 테러로 19명이 숨진 술집 ‘벨 에키프’와 같은 파리11구 샤론 가 카페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그는 “젊은이들이 금요일 밤에 자유를 만끽하려고 이곳에 온다. 테러리스트들은 무방비 상태의 시민들을 공격했다”며 “인생의 즐거움을 향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파리 11구는 수제화점, 아방가르드 갤러리, 레코드 가게, 레스토랑, 카페, 유대교 예배당 등이 모인 젊음의 거리다. 물질적 풍요와 문화적 풍요를 함께 누리려는 좌파 인사들인 ‘보보스’를 대변하는 곳이다. 하지만 부유한 사람들만 사는 곳이 아니라 다른 지역보다 훨씬 오래됐으며 저렴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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