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당국이 ‘테러’라는 난관에 잘 대처해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의 성공적인 개최를 낙관한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7일 서울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일어난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사건이 이달 말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COP21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현지 치안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을 맡고 있는 유도요노 전 대통령은 18일 시작된 GGGI 총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GGGI는 녹색기후기금(GCF)과 함께 한국이 주도해 만든 기후변화 대응 전문 국제기구다.
COP21은 2020년 종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해 ‘신기후체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196개국 정상 및 국제기구, 비정부기구와 기업 등 4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유도요노 전 대통령은 “구속력 있는 기후체제 확립, 선진국의 개발도상국 지원 공약,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시 등 COP21에 도전이 많다”면서도 “긍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클린 디젤’ 연료소비효율 조작사건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는 지적에 그는 “불행한 사건이지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며 “폴크스바겐 사례는 오히려 전 세계 누구나, 민간기업조차 환경보호 의무에서 예외가 아님을 깨우쳐준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유도요노 전 대통령은 전직 국가수반으로서 다른 이슈보다 환경 문제에 매진하는 이유에 대해 “지금부터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지속 가능한 개발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녹색성장 모델을 적용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라며 “전 지구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시절부터 △친성장 △친고용 △친빈곤층 △친환경이라는 4개 트랙을 동시에 추구해 왔다”며 “GGGI 의장을 맡아 지속 가능한 성장의 대변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GGGI 총회는 19일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몽골, 필리핀에 대한 ‘국가별 사업 계획(CPF)’을 발표했다. 20일에는 KAIST 등과 ‘서울 기후·에너지 콘퍼런스 2015’도 연다. 이보 더부르 GGGI 사무총장은 “각국이 난민 사태 등 새 경제위기에 직면해 여건은 좋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근 GGGI에 동참 의사를 밝히는 등 참여국이 늘고 있고 재정 상태도 건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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