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 전남 광양시 중동 광양중앙초등학교 6학년 4반 교실에 걸린 TV에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왔다. 3분짜리 뉴스는 충격적인 테러장면과 시민들이 슬퍼하는 영상을 전했다. 교실에는 침묵이 흘렀다.
뉴스가 끝나자 진수일 교사(48)는 학생들에게 “파리 테러의 상처를 위로하는 편지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쓰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진 교사는 프랑스 국기가 그려진 엽서 20여장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이 학교 6학년 학생 93명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20분 동안 파리와 올랑드 대통령에게 위로하는 글을 썼내려 갔다. 문은지 양(13)은 엽서에 ‘테리로 많은 사람들이 죽은 것은 안타깝고 슬픈 일인 것 같아요’고 적었다. 문 양은 이어 ‘대통령님 힘내시고 다시는 IS테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 하겠다’고 했다.
박채린 양(13)은 엽서에 ‘테러범들이 파리 바타클랑 공연장에서 모든 것은 올랑드 탓이라고 외쳤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죄책감에 빠지지 마시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주세요’라고 적었다.
학생들이 위로의 글을 적은 엽서는 전북지방우정청이 제작했다. 이근호 손편지 운동본부 대표는 “슬픔을 당한 프랑스인과 올랑드 대통령에게 애도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손편지 운동본부는 학생들의 위로 엽서를 프랑스 대사관에 전달해 올랑드 대통령에게 보내진다.
위로 엽서 쓰기 행사가 끝난 뒤 복도에서 만난 윤가람 양(13·6학년)은 “파리 테러 기사를 보고 너무 무서웠다”며 “파리 시민과 올랑드 대통령이 엽서를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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