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영국대사 “한국과의 관계, 법적 불확실성 없도록 노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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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에도 당분간 한국-EU FTA 계속 적용”
영국 정부, 투표결과 수용해 ‘탈퇴 번복’은 어려울 듯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한국과 관계에서 법적 불확실성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주한 영국대사가 밝혔다.

1일 서울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IFANS talks’ 강연에서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는 “아직 유럽연합(EU) 탈퇴 절차는 시작되지 않았고 영국 정부가 EU 탈퇴를 공식 선언하지도 않았다”며 “최근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에게도 얘기했듯이 한국과 관계에서 ‘어떠한 법적 불확실성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회원국에 적용되는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르면 탈퇴를 선언한 순간부터 탈퇴협상시한(2년)이 적용된다. 대사는 탈퇴 협상 시작 시점에 대해 “현재로선 저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라고 말해 브랙시트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게 전망했다. 이날 강연에는 브렉시트 영향으로 평소보다 많은 300여 명의 청중이 참석해 강연장을 가득 메웠다.

헤이 대사는 “한-영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통상이며 여전히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적용되고 있다”며 “언젠가 한-영 FTA를 별도로 맺겠지만 그 때도 한-EU와 같은 선(line)의 협정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유럽에서 한국식품의 최대 수출시장이 영국이며 한국은 2017년을 ‘영국 문화의 해’로, 영국은 2018년을 ‘한국 문화의 해’로 지정한 만큼 양국 교류가 이어지길 기대했다.

헤이 대사는 “이번 투표에서 44세 이하는 ‘EU 잔류’, 44세 이상은 ‘EU 탈퇴’에 표를 많이 찍은 게 사실이지만 젊은 사람 상당수는 투표장에 아예 가지 않았다”며 브랙시트를 ‘세대간 대결’로 보는 건 정확하지 않은 분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국이 노르웨이처럼 비(非)EU 회원국이면서 EU 예산 분담에 기여하고 EU 단일시장에도 접근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헤이 대사는 “EU 탈퇴가 공식화되더라도 영국은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 일부로 계속 남을 것”이라며 “주요 7개국(G7), 주요 20개국(G20),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멤버이자 세계 7대 경제대국의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표 결과로 영국이 고립주의(isolationism)로 가는 건 아니다. 테러예방, 기후변화 대응 등에 대한 기여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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