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한국의 길]
김무성 안철수 김부겸 등 “격차 해소”, 앞다퉈 구호… 구체적 해법은 못내놔
대선주자를 포함한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은 너도 너도 양극화 해소를 위한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드러난 포퓰리즘의 폐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모두 ‘격차 해소’를 화두로 삼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양극화 문제와 관련한 토론회를 찾아다니며 ‘열공 모드’다. 그는 지난달 7일 ‘불평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사회의 제일 큰 문제는 양극화”라며 “양극화가 심해지면 사회적 분열도 심화돼 이를 해소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도 2012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격차 해소를 구호로 삼아왔다. 지난달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격차 해소와 평화통일이 시대정신”이라며 “국회 차원의 ‘격차 해소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내부에서 보수혁명을 외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여권의 텃밭인 대구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각각 ‘공화주의’와 ‘공존의 공화국’이라는 비슷한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유 의원은 현행 시장경제 체제를 ‘재벌경제’로 비판하며 민주주의를 뛰어넘는 공화주의의 실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의·자유·평등을 바탕으로 공공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도 최근 “우리 사회의 균열과 갈등이 국가적 위기 수준에 와 있다”며 “이제는 균열을 메워 공존의 공화국으로 대한민국을 밀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선동에 현혹돼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달콤한 독’을 삼킨 영국의 후회와 경고를 다시 새겨야겠다”고 썼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비슷한 구호만 내세웠을 뿐 구체적인 해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거나 논의기구를 마련하자는 식에 그칠 뿐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청년들의 열패감, 양극화, 높은 실업률,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감 등 ‘헬조선’의 분위기는 더 고조될 것”이라며 “내년 대선까지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주자에게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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